(광저우 AG)류현진 '에이스의 존재감' 6이닝 1실점

  • 등록 2010-11-13 오후 9:17:33

    수정 2010-11-13 오후 9:23:36

▲ 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이 왜 자신을 최고라고 하는지 증명했다.

류현진은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 아시안게임 예선 첫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기대 보다는 불안이 컸던 등판이다. 시즌 막판, 팔꿈치 보호를 위해 등판하지 않았던 그다. 공백이 두달 가깝게 이어졌다.

준비 기간 동안에도 구위가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체력적으론 문제 없었지만 공을 채는 감각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선택은 역시 류현진이었다. 대만과 예선전은 사실상 결승 진출을 예약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반면 패할 경우 4강서 강호 일본과 상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류현진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기대에 100% 부응했다. 감이 완전치는 않은 듯 보였다. 높게 제구되는 공 비율이 조금 높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파워가 빼어난 대만 타자들을 상대로 힘과 기술 모두에서 압도적이었다.

장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컴비네이션은 대만 타자들 방망이를 절묘하게 빗겨갔다.
파워 승부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묵직한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양 옆을 예리하게 찌르며 힘으로 눌러냈다. 삼진은 4개 뿐이었으나 그의 직구가 있었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위력도 빛났다.

위기 관리 능력도 좋았다. 6회 1점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 안정감이 빛났다.

특히 5회초가 인상적이었다. 빗맞은 안타로 선두타자를 내보낸 뒤 내야 안타 2개가 더해지며 2사 만루 위기.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느낌이 드는 이닝이었다. 종종 이런 좋지 못한 흐름에서 대량 실점이 나온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톱타자 후진롱을 초구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며 간단하게 어려움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7회부터 마운드를 봉중근에게 물려주고 내려왔다. 만에 하나 그가 일찌감치 무너졌다면 대만전은 물론 남은 경기의 운영도 크게 꼬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부담감과 공백이라는 두가지 악재를 담담하게 넘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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