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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4년만에 두산에 돌아온 홍성흔. 그의 유니폼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입담도 여전했다. 그는 “2군에 잠시 다녀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의 2013년 시무식. 올해 롯데에서 FA로 컴백한 홍성흔은 오랜만에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1999년부터 두산에서 10시즌을 뛴 베테랑, 프랜차이즈 스타의 복귀에 동료들은 “유니폼 잘 어울린다”는 말로 반겨줬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이날 홍성흔을 주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두산으로 컴백한 첫 해에 내려진 파격적인 결정이다. FA로 개인 성적도 내야하고 팀 분위기도 추스러야 하는 책임감까지 더해졌다. 그의 어깨엔 다른 시즌 보다 더 많은 짐이 올려진 셈이다.
홍성흔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책임감이 크다. 감독님도 우승을 목표로 하시고 올해는 다시 한 번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홍성흔과 일문일답이다.
-두산에 다시 돌아온 소감은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4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선수들이 다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잠시 어디에 갔다 온 것처럼 선수들이 대해줘서 고맙고 긴장된다.
-오자마자 주장을 맡게 됐다.
▲오늘 감독님이 시무식에서 발표하셨다. 나도 놀랐다. 책임감이 크고 선수단 파악을 빨리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몸으로 부딪히고 연습하면서 적응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두산에서 그리웠던 부분이 있었나
-두산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오늘 (김)동주 형도 얼굴을 봤다. 임재철, 김선우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일단 동주 형과 나랑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팀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하고 서로를 도와야 할 것이다. 경쟁은 경쟁이고 팀이 얼마만큼 잘 돌아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두산이 예전처럼 뚝심 있고 활기차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선수단에게 강조한 것은
▲내가 나가있는 동안 팀에 사건 사고가 참 많았다. 야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생활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선후배 관계, SNS 등 야구 외적인 문제들을 신경 쓰자고 당부했다.
-홍성흔 영입으로 두산이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롯데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 그런데 야구는 참 어렵다.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롯데에서도 4년간 있으면서 우승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수치스러운 부분이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경험도 참 많다. 우승을 단 한 번 밖에 하지 못한 건 옥에 티다. 감독님도 우승을 목표로 하시고 올해는 다시 한 번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도록 하겠다. 투수진도 막강하고 야수진도 선수들 간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 타선도 파괴력이 나올 것이다.
▲롯데에서 했던 것만큼만 해도 본전이다. 운동도 일찍 시작했고 내가 26홈런에 116타점(2010년)이 한 시즌 최고 기록인데 그걸 넘어서야 팬들도 잘 데려왔다 싶을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가다듬고 싶은 점은
▲2010년에는 타격 폼을 오버하지도, 다운되지도 않고 냉정하게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 2시즌에는 격차가 컸다. 중심잡기가 힘들었는데 올해는 급하지 않게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작년에 노경은, 이용찬 볼(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한 경우가 많았는데 내가 급했다는 증거다. 롯데에서는 갈매기 타법이었다면 여기서는 차분하게 곰타법으로 임하겠다. 현수와 동주형이 치는 걸 많이 보면서 벤치마킹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롯데 주장 조성환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보고 싶다고, 잘 부탁한다고 했다. 다른 팬들이 들으면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시리즈서 만나자는 이야기도 했다. 우정도 우정이지만 승부도 냉정하게 해야 한다 싶다.
-서울에 오니 가족들이 좋아하는지
▲이제 아이들이 사투리를 막 쓰기 시작했는데 고쳐지지 않을까 싶다.(웃음) 부산에서 어제까지 계속 연습했다. 팀을 떠나고 나니 팬들이 더 심하게 알아보시더라. 만나는 분마다 “왜 떠났냐”고 물어오셨다. 그만큼 롯데에서 정말 큰 사랑받았구나 싶다. “가서 더 열심히 해라. 롯데에 좋은 추억 남겨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들을 목욕탕에서 들었다.(웃음)
-사직 첫 경기를 머릿속에 그려봤는지
▲어떤 반응이 나올지 진짜 모르겠다. 궁금하다.
-롯데에 어떤 투수와 맞대결이 기대되는지
▲유먼이 다른 팀으로 떠나면 나를 맞힌다고 했는데 그러고도 남을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