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진 대위가 중사로 재입대?…"취업 어렵지 말입니다"

장교 계급 적체, '장기복무' 낙방 후 부사관으로 다시 군생활
취업난 때문에 장교 전역 후 갈 곳 없어, 그나마도 '비정규직'
  • 등록 2016-04-04 오전 6:30:00

    수정 2016-04-04 오전 6:3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KBS 드라마 ‘태양의후예’ 극 중에서 부사관인 서대영(진구 분) 상사와 군의관 장교인 윤명주(김지원 분) 중위의 사랑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윤 중위의 아버지 윤길준(강신일 분) 특전사사령관(육군 중장)은 장교인 자신의 딸이 부사관인 서 상사와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만큼 군대 내에서 신분의 벽이 높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군대에서는 대위나 중위로 전역한 장교들이 계급을 낮춰 부사관으로 재입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장교 전역 후 부사관으로 재입대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지만 지금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취업 문이 좁아지면서 장교 전역 후 민간 기업 입사가 쉽지 않아진데다 계급 적체로 장교로 장기복무하기도 어려워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3년간 예비역 장교 100명 부사관 재입대

육·해·공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장교 출신 부사관 임관자는 총 21명이다. 2010년 이후 연간 꾸준히 30여명 정도의 예비역 장교들이 부사관으로 재입대하고 있다. 2013~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총 100명의 예비역 장교들이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사병이 부사관으로, 부사관이 장교로 재입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장교 출신이 부사관으로 입대하는 것은 계급을 낮춰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심리적인 부담이 따른다.

장교의 의무복무 기간은 학군단(ROTC)이 2년, 학사 출신이 3년이다. 육군3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6년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이들은 의무복무 기간 만료 전 전역과 복무연장, 장기복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복무연장은 1년 단위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복무는 장교 인원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신청했다고 모두 선발되는 게 아니다. 낙방하면 어쩔 수 없이 중위나 대위에서 전역을 해야 한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 역시 임관 후 10년 간 복무를 보장받지만 이후 3차례에 걸친 진급 심사에서 소령 진급을 못하면 대부분 제대한다. 대위로 계속 근무 할 수는 있지만 계급정년이 있어 이 또한 43세까지만이다. 장교들 사이에서 대위까지는 ‘비정규직’, 소령부터 ‘정규직’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장교복을 벗고 부사관으로 재입대하면 장기복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교로 복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중위 출신은 하사로, 대위 출신은 중사로 임관하는데 장기복무심사에서 투철한 군인관과 애국심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대위 출신 중사는 상사나 원사로 진급을 못하더라도 45세까지 계급 정년을 보장받는다. 장교에 비해 부사관은 근무지를 자주 옮기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장교 전역 후 재취업 10명 중 6명이 비정규직

과거와 달리 위관급 장교들은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 위관급 장교들은 전역 전까지 야전부대 참모나 지휘관으로 복무한다. 사회와 단절된 생활로 취업 역량 개발이나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전역하기 때문에 일반 취업 준비생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전역 후 기업체 취업에 성공해도 과거에 비해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구한 제대군인 30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1917명(62.6%)이 비정규직이고 평균 연 소득은 2525만원으로 파악됐다. 제대군인의 비정규직 취업 비율은 국내 임금노동자 비정규직 비율(32.4%)의 2배나 된다. 제대군인 취업률 역시 2014년말 기준 58.7%에 불과하다. 직원 수 100명 이상인 국내 기업 1만4000여곳 중 제대군인을 채용한 회사는 1700여곳으로 약 12%밖에 안된다.

군 관계자는 “장기복무 선발에서 낙방한 위관급 장교들이 부사관으로 재입대 하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장교 출신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교 출신 부사관들은 지휘관으로서의 복무 경험을 최대한 살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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