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차게 만들어진 실종팀이건만 실종팀 경찰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업무부담은 상당한데 실적을 쌓을 수는 없는 실종팀의 성격 때문이다. 서울 모 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은 “하루에 실종신고는 평균 5~6건에 많으면 10건까지도 들어오는데 범죄에 연루된 실종 건은 0건에 수렴한다”며 “범죄 연루 실종건이 일어나 범인을 검거하지 않는 이상 결국 검거실적은 ‘0’이 되니 승진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종자들은 몇 시간이 지나면 자진 귀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생 자녀는 엄마에게 혼날까 봐 휴대전화를 끈 채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집에 돌아가고, 술에 취해 사라진 여자친구는 배터리가 방전된 핸드폰을 들고 길을 헤매다 집으로 돌아간다. 실종자가 자진 귀가 한 것은 천만다행인 일이지만 이런 경우 실종팀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게 된다. 경찰수사로 사건이 종결된 게 아니라 실종자가 제 발로 돌아감으로써 ‘저절로’ 종결됐다고 보는 까닭이다.
제 2의 이영학 사건을 막으려면 실종 수사에 대한 내부 평가를 강화함으로써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베테랑 경찰도 실종팀 일을 기꺼이 맡겠다고 나설 것이며 수사의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대로 실종팀이 뒷방신세가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