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학]교육부 `대학정원 감축→폐교 대비`…"정부가 나서야"

유은혜 “정원감축정책 한계…대학 스스로 혁신전략 마련”
대규모 미충원 사태로 지방대 고사→지역경제 붕괴 우려
교육계 “교원확보 강화로 정원감축·교육여건 개선 유도”
  • 등록 2019-06-17 오전 6:21:00

    수정 2019-06-17 오전 8:03:38

2018년 폐교된 전북 남원의 서남대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인구절벽이 가팔라지면서 종전까지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대학에 입학정원 감축을 압박했던 교육부가 최근에는 대학 스스로 정원을 줄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교육계는 대학 구조조정을 시장논리에 맡길 경우 경착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부터 줄줄이 폐교될 경우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교육부 정책은 정원 감축에서 폐교 대비로 돌아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정부 주도의 정원감축에 한계가 있다”며 “대학이 시대변화에 맞게 혁신방안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교육부가 대학정원 감축에서 사실상 손을 떼면서 미충원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지방대부터 폐교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방대 몰락은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방대학들이 일시에 폐교될 경우 지역경제 황폐화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나서 대학정원을 줄여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교육부의 폐교 대비정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한국사학진흥재단 내 폐교대학종합관리센터를 설립, 교직원 체불임금 등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국고 1000억 원을 투입해 관련 기금을 조성하고 체불임금을 해소한 뒤 폐교시설을 매각,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예산당국의 반대로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폐교 대학 교직원들이 받지 못한 체불임금 규모는 800억원을 이미 넘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폐교된 16개 대학 중 잔여재산 청산을 완료한 곳은 경북외국어대 한 곳뿐이다.

교육계에서는 대학에 교원확보율 100%를 강제해 정원 감축과 교육여건 개선을 동시에 꾀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현행 대학설립운영규정(대통령령)은 전공계열별로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인문사회계열 25명 △자연과학·공학·예체능계열 20명 △의학계열 8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모두 충족해야 해당 대학의 교원확보율이 100%가 된다. 교육부 2018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일반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84.6%, 전문대학은 60.3%에 그쳤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시대 변화에 따라 교원확보율 기준을 높이고 대학에 교원확보율 100%를 강제하면 정원 감축 효과와 교육의 질 제고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 정원 감축을 시장에 맡기면 지방대는 고사할 수밖에 없어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한다”며 “교육부가 나서 정원 감축을 지역별로 안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남기 교수도 “공론화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대학정원 안배를 논의할 시점”이라며 “한계 사학법인의 대학 청산을 용이하게 하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2000년 이후 폐교 대학 명단 (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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