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슈퍼 그랜드 슬램은 마지막 아닌 또 다른 목표"

  • 등록 2019-07-26 오전 1:17:17

    수정 2019-07-26 오전 7:01:01

박인비.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더 안 되더라….”

‘골프 여왕’ 박인비(31)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10만 달러) 첫날 6언더파를 몰아쳐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 완성을 위한 상쾌한 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박인비는 버기 7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단독 선두로 나선 폴라 크리머(7언더파 64타)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먼저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여자 골프 무대에서 숱한 기록을 달성했다.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완성한 데 이어 이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여자 골프 최초로 ‘골든 그랜드 슬램’의 쾌거를 이뤘다. 박인비가 이루지 못한 기록으로는 LPGA 투어의 5번째 메이저 대회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이다. 박인비는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당시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3년부터 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로 승격됐다. 박인비가 5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리면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최초의 선수가 돼 기록 달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이듬해인 2016년부터 계속해서 이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3년째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박인비는 다르게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예전에 할아버지 80세를 넘기신 뒤 ‘지금부터 남은 인생은 나에게 보너스와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나의 골프인생에서도 지금부터의 시간은 덤과 같아 무엇을 이루든 또는 메이저 우승을 하던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마음을 비웠다. 이어 그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데 그럴수록 더 신경이 쓰여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대기록 달성을 차분하게 기다렸다.

첫날부터 몰아치기에 성공해 좋은 출발과 함께 우승을 위한 안정적인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이 대회가 익숙한 박인비이기에 우승을 바라는 기대는 더 커졌다.

경기 뒤 박인비는 “이 대회 12번, 13번 정도 나오다 보니 코스가 눈에 익고 특히 이 대회에선 좋은 기억도 있어 경기하는 게 편하다”며 “하지만 이 코스는 언제든지 보기가 쉽게 나올 수 있는 홀이 많아 남은 3라운드 동안에도 이 부문에 신경을 쓰면서 경기하겠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2007년 LPGA 투어로 데뷔한 박인비는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이 대회에 12년 동안 개근했다. 2012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기 이전 한 번 우승했지만, 승격 이후엔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중반 박인비의 발목을 잡아오던 퍼트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건 희망적이다. 박인비는 “퍼트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스트로크가 좋아지면서 거리감도 훨씬 안정적이 됐고 오늘 같은 경우 버디 기회를 잘 살리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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