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폴더블 핵심기술은 디스플레이…내구성·가격 같이 잡아야

유연한 디스플레이 적용해 스마트 기기에 확장성 더해
멀티태스킹 등 사용성 높지만 내구성 낮고 비싼 가격은 부담
"내년부터 폴더블폰 시장 본격 개화" vs "5년간은 틈새제품 그칠 것"
  • 등록 2019-10-08 오전 5:00:10

    수정 2019-10-08 오전 5:00:1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폴더블폰’이라고 하면 바로 감이 오시나요? 이달초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갤폴드)가 출시되면서 많은 분들이 폴더블폰 하면 갤폴드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워낙 고가에 수량도 한정적인 제품이라 실제로 못 보신 분들이 더 많을 듯합니다. 폴더블폰의 특징은 기기가 ‘접힌다’는 것인데요 기존 휴대폰 디스플레이가 내구성과 해상도에 집중한 ‘유리’였던 반면, 폴더블폰은 유연성이 높은 소재로 만든 이른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를 적용해 기기가 접히도록 만든 것이죠.

먼저 폴더블폰의 형태에 대해 알아볼까요. 일단 현 상황에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기기가 어떤 형태로든 접히거나 줄어들거나 하진 않습니다. 폴더블폰은 크게 ‘인폴딩’과 ‘아웃폴딩’, ‘인앤아웃폴딩’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인폴딩은 20여년 전 유행했던 추억의 ‘폴더폰’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접히는 안쪽 면에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형태를 말하는데, 좌우 혹은 상하로 펼쳐지는 방식이 가능하겠죠. 현재는 한번 접히는 수준까지 개발됐지만 향후 두 번 접는 형태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아웃폴딩은 바깥으로 접히는 형태이고, 인앤아웃폴딩은 양쪽으로 자유자재로 접을 수 있습니다.

갤폴드가 바로 인폴딩 방식이 적용된 폴더블폰입니다. 인폴딩 방식은 기술적으로 가장 쉬워 폴더블폰의 최초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습니다. 책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텐데요. 두껍고 오염에 강한 재질의 책 커버가 내부의 얇은 내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인폴딩의 경우 외부에는 기존 스마트폰과 같은 단단한 재질의 기기를 배치하고 내부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합니다. 삼성전자와 차별화를 위한 전략인지 혹은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다음달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의 ‘메이트 X’는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입니다.

(문승용 기자)


그럼 폴더블폰을 기술적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폴더블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입니다.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을 생각하면, 하루에 수백 번씩 접었다 폈다 해도 최소한 2~3년은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해야 상용화 시킬 수 있겠죠. 삼성전자에서는 기계적으로 20만번 이상의 접고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테스트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하루에 180번씩 접었다 폈다 해도 3년간은 문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주요 소재로는 CPI(투명폴리이미드)와 베이스필름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CPI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죠.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생산방식은 기존의 커브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커버유리를 유연한 형태의 소재로 교체하는 것인데, 여기서 교체되는 필름이 바로 CPI입니다. CPI의 단점은 긁히는 것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는 겁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휴대폰 디스플레이로 치명적인데요, 이를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핵심입니다. 베이스 필름으로는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PET 필름이 PI 필름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울트라씬글라스(UTG)로 불리는 박막 강화유리가 CPI를 대체할 새로운 커버 윈도 소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PI가 유리와 비슷한 필름 소재라면 UTG는 유리를 아주 얇게 만드는 박막 공정과 특수한 유리 강화 공정을 거쳐 유연성을 갖도록 만든 그야말로 ‘접히는 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폴더블폰을 접고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hinge)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도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으로 꼽힙니다. 배터리는 양쪽으로 나누어 탑재할 수 있으므로 굳이 접히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폴더블폰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는 대강 살펴봤는데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습니다. ‘굳이 휴대폰을 접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폴더블폰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혹은 노트북을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을까요,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계륵’으로 남을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은 반반으로 나뉩니다. 폴더블폰이 새로운 사용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있고요. 반면, 기술적인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비싼 가격 탓에 당분간 유의미한 시장이 되지 못할 것이란 신중한 예상도 나옵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폴드에 대해 “회사(삼성전자)측이 주장하는 접었을 때 스마트폰, 펼쳤을 때 태블릿이라는 환경을 100% 제공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소프트웨어 연동성 △앱 연속성(접은 상태에서 쓰던 앱이 펼쳤을 때 자동으로 이어서 실행되는 기능) △멀티태스킹에 모두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이어 갤폴드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가격(240만원) 역시 “아이폰11 프로맥스 가격이 200만원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느껴진다”면서 “내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면 롭 스미스 가트너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신뢰성과 관련 기본적인 사용성에서도 기기 장애를 일으킨다는 수많은 보고가 있다”면서 “앞으로 5년 동안 폴더블 기기는 여러가지 난제로 인해 틈새 제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지난 9월 발표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전망치.


이처럼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폴더블폰의 사용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큰 화면은 작업시 필수적인 멀티 태스킹과 콘텐츠 생산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두 가지는 기존 스마트폰에서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작은 화면으로는 의미가 없었기에 결국 랩톱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단순화를 추구하며, 자유 근무가 점차 증가하는 세태를 고려하면 휴대기기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죠.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더 큰 스크린 사이즈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분명하다”며 “동영상과 멀티 태스킹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태블릿과 비슷한 크기의 스크린에 휴대성이 좋아진 폴더블폰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폴더블폰이 안착할 수 있느냐는 얼마나 빨리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면서 가격을 낮추느냐에 있을 것 같습니다. 폴더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디스플레이의 유연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도 대중화 될 수 있는 적정 가격 수준을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 40만대에서 2023년 368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제품 출시가 늦어지면서 당초 전망치의 4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으나 향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