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독일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의도

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0-03-28 오전 7:06:05

    수정 2020-03-28 오전 7:06: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단지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모든 영역에 본질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제조업은 그 동안 겪어 온 과거 산업혁명과는 전혀 다른 도전을 요구 받고 있다. 그 도전의 형태는 각자에게 기회가 될 수도, 또는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이 펼쳐 낼 우리의 미래는 과거 산업혁명을 통해서 지금까지 경험해 왔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개념을 디자인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구체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관점으로 파악해야 한다.

언젠가부터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유행어처럼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명사(Noun) 나열식으로, 또는 기술혁신의 포괄적인 맥락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는 세계 경제, 특히 제조업을 선도하고 있는 서방 선진국의 입장에서 볼 때 그 동안 저임금 국가에 빼앗긴 제조 공장을 자국으로 되찾아오고(리쇼어링, Reshoring) 싶은 숨은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모델로 얘기되고 있는 독일의 산업정책(Industry 4.0)이 대표적이다.

또한, 다른 한 편의 의미를 살펴보면 글로벌 제조 기업과 정보통신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유지 및 강화이다. 결국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신들이 일궈 온 과학과 기술, 그리고 선도적인 ‘개념 디자인 역량’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그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또한, 미시적인 접근법으로 보자면 소비자들의 요구(Needs)가 다변화, 다양화되면서 개인 맞춤형 생산이 요구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경제 구조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포함한 서비스업 중심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전통적 제조업이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는 생산 현장의 각종 설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자동 또는 사람에 의해 실시간 혹은 주기적으로 직접 수집되어 운영 현황을 가시화하고,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직의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를 ‘기업의 형식지(形式知, Explicit knowledge)’로 바꾸는 지식화(Intellectualization) 과정의 일환이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의 중요한 컨텐츠(Contents)는 지속 가능한 ‘운영 유지(Operation & Maintenance) 스마트화’이다. 제조업 생산의 운영 유지 스마트 서비스란, 제조업의 생산부문에서 위탁을 받아 생산의 오퍼레이션 업무(설비 운용, 조업 등)와 보전업무(점검, 관리유지 등)를 실시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플랜트 관리유지(plant maintenance)와 오퍼레이션 서비스, 기타 보전업무 지원 서비스는 설비진단, 보전업무계획 책정 지원,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지원 등과 함께 EPC, 즉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건설(Construction)의 일환으로 제조업 생산의 유지관리와 설비진단 분야도 스마트 팩토리 구축 컨텐츠(Contents)에 포함되어야 한다.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일손에 의존하고 있던 운영 유지(O&M) 효율화와 작업품질 향상, 효과적인 기술 및 기능 계승 등을 도모하는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점검 업무의 성인화(省人化, Manpower Saving) 및 실시간 설비상태 감시, 데이터 축적에 의한 문제 원인 규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써 ‘운영 유지의 스마트화’를 검토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텔스타-홈멜의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의 운영 유지 컨텐츠(O&M Contents)’.


클라우드 기술은 원격(Digital Twin)으로의 데이터 축적과 해석에 의한 상태감시 및 설비진단 등에 이용되고 있다. 또한, 레이저 스캔을 이용해 플랜트(plant)의 3D 데이터를 취득하는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AI를 데이터 해석의 도구로 관심을 보이지만, 운영 유지의 실무에 적용하고 있는 사례는 아직 한정되어 있으며, 그 이유로는 데이터 해석 모델 개발의 어려움과 해석 대상이 되는 축적 데이터의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스마트 팩토리가 고도화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장 우선주의’를 가장 중요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술과 명사(noun)만 나열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전략이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의 설비 노후화뿐만 아니라 다품종 생산에 따른 설비 유연화가 진행되면서 생산 현장의 어려움(trouble)과 위험(risk)이 높아진다. 생산관리자는 사소한 트러블(trouble)이라 하더라도 생산라인의 가동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설비에 이상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 ‘설비에 이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따라 제조 생산 설비의 운영 유지는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스마트 팩토리의 운영 유지(O&M)에 대한 기술 진전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개발 움직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중에서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하는 노하우 유무가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회사의 경쟁력에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유지보수와 보전업무는 과거 제조업 시대와 비교할 때 효과성과 총비용 수준 모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수많은 최신 기술들로 인해 공장을 최적의 가동 상태로 유지하고, 운영 업무를 효율화하여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 효과가 축적될 것이다.

이미 예지 정비, 예비 부품 재고의 최적화, 그리고 유지보수 업무의 역학적 우선순위 지정 등 각각의 영역에서 스마트 팩토리가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생산 비용 절감 외에도 스마트 팩토리는 협력 기업에 상당한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며, 이는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으로, 제조업체들은 ‘개인화’ 고객의 주문이 접수되면 주문 내용 구성을 설계하여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제대로 된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 선진 기업들만이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그 수요는 아직은 제한적이다.

끝으로,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기능하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제품과 서비스가 주는 모든 사용자의 경험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의미다.

누구나 제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오픈소스(Open Source)가 가능한 DIY(Do it Yourself),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고 있는 맞춤형 화장품과 팩토리 4.0(Factory 4.0)은, 클릭 크리에이션(Click Creation)으로 개인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고객과 시장이 제조업에게 요구한 시대적인 명령이다. 그 해답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이어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험’을 생산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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