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인]‘위기를 기회로’…코로나19에도 보폭 넓히는 사모펀드

코로나19 여파에도 PEF 꿋꿋한 행보 '눈길'
KTB PE 오랜공백 빼고 블라인드펀드 조성
이달 350억 규모 세컨드 클로징 계획 박차
'세컨더리 장기' LB PE도 2차 클로징 임박
  • 등록 2020-04-08 오전 12:30:00

    수정 2020-04-08 오전 12: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코로나19가 국내 자본시장을 강타하면서 IB(투자은행) 업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일부 중소형 사모펀드(PEF)들이 꾸준히 보폭을 넓히고 있어 관심을 끈다. 기존의 장기인 투자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펀드)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송상현 KTB PE대표(왼쪽)과 남동규 LB PE대표 (사진=각사)
◇‘내가 왔다’…블라인드펀드 조성한 KTB PE

눈길을 끄는 곳은 오랜 공백을 깨고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완료한 KTB PE다. 지난해 9월 한국 모태펀드의 3차 정시 출자사업 인수합병(M&A) 위탁 운용사로 선정되며 약 360억원을 출자받은 KTB PE는 6개월 여만인 지난 2일 1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1차 클로징을 마무리했다.

KTB PE는 코로나19로 시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지난 2월 군인공제회와 이번 달 노란우산 출자 사업에서 연달아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각각 2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KTB PE은 1차 클로징에 이어 이달 안에 250억~350억원 규모의 2차 클로징을 준비 중이어서 펀드 조성 당시 계획한 1500억원 규모를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블라인드펀드 조성은 KTB PE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KTB PE는 2014년 12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시장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하던 1세대 PEF다. 2007년 당시 결성했던 ‘KTB2007 사모투자전문회사’(4600억원 규모)는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형 펀드로 유명했다.

이후 LG실트론 투자 실패 등 크고 작은 부침을 겪으며 투자와 펀딩 작업을 사실상 멈췄던 KTB PE는 2016년 6월 송상현 대표 부임 이후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기존에 보유하던 동부익스프레스와 리노스, LG실트론, 전진중공업 등에 대한 정리작업에 나서는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자사업에도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블라인드 펀드 조성 과정에서 국내 LP(주요 출자자)들과 관계 재정립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만큼 지난 수년간 이뤄진 매각 작업 대신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사 뒤 첫 블라인드 펀드 조성한 LB PE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본 LB PE 역시 코로나19 여파에도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마무리하면서 보폭을 늘려가고 있다.

LB PE는 지난해 4월 성장지원펀드 그로쓰캡(Growth-Cap) 부문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 말 1190억원 규모 1차 클로징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KTB PE와 함께 노란우산 출자 사업 운용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LB PE는 이달 안에 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2차 클로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LB PE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천 대표가 이끄는 벤처캐피탈(VC)인 LB인베스트먼트에서 2017년 말 분사했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PE본부장을 거쳐 2013년 L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로 합류한 남동규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홀로서기 2년 남짓한 LB PE지만 장기인 세컨더리(다른 PEF가 보유하고 있던 매물을 되사는 것) 투자로 차곡차곡 트랙레코드(성공사례)를 쌓아왔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투자가 대표적이다. LB PE는 분사 전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빅히트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189억원에 사들였다. 이듬해 5월 보유 지분 전량을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하면서 560억원을 회수했고 투자 8개월 만에 IRR(내부수익률) 385%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2차전지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LB PE는 2017년 말 BNW인베스트먼트와 SKS PE로부터 매입한 에코프로비엠(247540) 보통주 210억원어치를 지난달 517억원에 장내 매도하면서 2.47배에 달하는 엑시트(자금회수)에 성공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에 부여하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며 “기존에 세워둔 전략 아래 블라인드 펀드를 빠르게 소진한 뒤 다시금 새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서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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