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086900)의 ‘보톡스 균주 전쟁’은 국내 제약업 100여년 역사에서 국내 제약사끼리 벌인 가장 치열한 법적 소송 가운데 하나여서 세간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이 소송에서 패배한 쪽은 회사의 존속까지 우려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전망이다.
그간 두 회사는 타협점을 찾기위해 물밑 접촉을 여러 차례 해왔으나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그으면서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 양사가 벌이고 있는 법적 소송은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상당한 악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국제적 평판이나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ITC 예비판결이 나오면 어느 정도 소송을 둘러싼 진실의 윤곽과 내막이 드러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이때가 양사에게는 타협과 화해를 할수 있는 최적이자 마지막 기회다. 양사 모두는 지금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길수 있는 ‘퇴로’가 절실하다. 소송을 끝까지 갈 경우 둘 중 한 회사는 큰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 확실한 비상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두 회사 모두 그간 이 보톡스 전쟁을 치르느라 정작 본업인 제약사업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회사 경영실적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치달아왔다. 보톡스 전쟁은 이제 끝내고 본업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는 제약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지금 소송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사로 손색이 없다. 그런만큼 양사가 지금 벌이고 있는 이전투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파급효과가 클수 밖에 없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대표 기업답게 양사는 마땅히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도 외면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두 회사에게 전쟁보다는 화해를 요구하고 있다. 때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