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부터 유상무까지…연예인 프로골프 도전史

연예인 프로골퍼 1호는 1999년 합격한 류용진
최홍림은 김국진 권유로 도전했다가 프로 합격
임창정, 이장우, 박광현 등 선수급 실력자도 많아
  • 등록 2021-01-06 오전 11:01:00

    수정 2021-01-07 오전 11:02:25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개그맨 유상무가 “프로 골퍼가 돼보려 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화제가 됐다. 3년여 전 대장암 수술을 받았던 유상무는 지난 4일 SNS를 통해 프로 골퍼 도전 계획을 밝히며 그 배경으로 ‘건강’을 꼽았다. 하지만 골프를 비롯해 운동을 하는 것과 프로 자격을 얻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유상무가 골프를 그 만큼 좋아하지 않았다면 프로 도전은 말도 꺼내지 않았을 터다. 실력도 자신이 있기에 공개적으로 도전을 선언했을 것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골프 용품, 의류 등을 구매하는 사람이 증가했고 골프장은 ‘단군 이래 최악 예약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약이 들어찼다. 야외 스포츠인 데다 팀간 거리를 두고 이동을 하는 골프가 코로나19에 그 만큼 안전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골프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현상이었을 터다.

연예인들도 골프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다른 직업의 사람들보다 더 깊숙이 빠지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유상무에 앞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주관 프로 테스트에 도전해 프로 자격을 획득한 연예인들도 있다. 프로 골퍼 자격은 없어도 실력은 ‘선수급’인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그 만큼 열심히 연습을 했고 많은 경험을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예인 프로 골퍼 1호는?

연예인 1호 프로골퍼는 KBS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류용진이다. 그는 1999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준회원) 자격을 취득했다. KPGA와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준회원은 투어에 나가지 않는 프로로 정회원(투어프로)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류용진은 탤런트로 데뷔하기 전에 프로골프 선수를 꿈꾼 적도 있을 만큼 골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컸다.

프로 골퍼 도전을 선언한 유상무(왼쪽)와 프로 골퍼 자격을 획득한 최홍림(오른쪽 위부터), 홍요섭, KLPGA 프로가 된 슈퍼모델 출신 차서린이 지난 2014년 출연한 J골프(현 JTBC골프) ‘슈퍼모델 차서린의 런웨이에서 페어웨이로’ 화면캡처.
1980년대 인기를 끈 개그맨 최홍림은 2001년 KPGA 프로 회원이 됐다. 그는 한창 방송 활동을 한 뒤 여러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했고, 우연히 골프채널을 본 것을 계기로 골프에 눈을 떴다. 처음에는 골프를 잘 치면 방송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친구인 김국진이 프로 테스트 도전을 권유했고 몇차례 도전 끝에 성공을 했다. 골프는 그에게 슬럼프를 극복하게 해준 스포츠다. 최홍림은 현재도 골프전문 채널을 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프로 입문은 연예계에 골프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도 됐다.

배우 홍요섭, 가수 겸 연기자 이훈성도 프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여자 중에서는 2006년 슈퍼모델 1위인 차서린이 유일한 연예인 프로 골퍼다. 차서린의 프로 골퍼 도전 과정은 지난 2014년 J골프(현 JTBC골프)에서 ‘슈퍼모델 차서린의 런웨이에서 페어웨이로’로 제작되기도 했다. 차서린은 2017년 KL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들 외에 개그맨 김국진, 배우 이경심, 박광현 등도 프로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예인 등 셀럽들이 참가하는 골프대회에서 이들이 상위권 성적을 거두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프로 도전 이유는 투어 출전이 아니다. 유상무처럼 더 열심히 하기 위해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도 있고 골퍼로서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도전하고 싶은 욕구와 승부욕이다.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새로운 환경과 내용에 적응해야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게 연예인이다. 도전과 승부는 그들에게 일상사다.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연예인 골퍼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연예인은 가수 겸 배우 임창정, 가수 이장우 등이다. 베스트 스코어가 6언더파 66타다. 여자 연예인 중 최정상급 실력자로 꼽히는 배우 이본은 지난 2018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프로암 최종 4라운드에서 78타를 기록하며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골프 실력자로 유명한 배우 이본(왼쪽부터 시계방향), 이경심, 임창정, 이장우.
“인생의 축소판” “힐링” 그들이 전하는 골프의 매력

“골프의 매력은 인생과 같다는 거예요. 18홀 동안 매번 느끼는 게 그 동안 살아온 인생과 똑같다는 겁니다.”

골프 마니아로 유명한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은 6일 골프의 매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공이 원하는 대로 가서 순탄하게 홀을 마치거나 홀인원, 샷이글(각 -2), 알바트로스(-3) 등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성적을 내는 홀이 있는가 하면 OB, 해저드, 벙커 등 난관에 부딪히는 홀도 있다. 그 과정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거쳐 18홀을 모두 마쳐야 끝나는 게 골프다.

최홍림은 “골프장에 가 있는 동안은 큰 고민도 잠시 잊을 수 있다는 것도 골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더러는 그 시간을 계기로 고민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찾는 경우도 있다. 최홍림은 또 “골프를 치면 인성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욱하는 성격이 있었는데 골프를 치면서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더 안풀린다는 것을 깨달았고 동반자, 캐디를 배려하게 됐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골프가 자신에게 제2의 인생, 제2의 인성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최홍림은 또 유상무의 도전에 대해 “결과에 상관 없이 도전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그걸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경석과 이장우는 “내 맘대로 안된다는 게 골프의 매력”이라며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서경석은 “웬만한 것들은 노력하고 기술을 연마하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는데 골프는 그게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서 마주치지 못하는 공기, 환경을 접하는 것만으로 힐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장우는 “공을 매번 똑같은 장소에 보낼 수 없다. 내 컨디션은 물론 바람의 세기 등 날씨 요건에 따라 같은 코스라도 매번 떨어지는 장소가 달라 매번 다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해도 해도 새로운 스포츠”라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골프를 소재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뻐꾸기골프, 홍인규 골프TV, 서경석TV 골프남매, 성대현골프TV.(사진=유튜브 캡처)
골프로 비즈니스까지…연예인의 영역 확대

요즘은 골프를 사업과 연관짓는 연예인들도 늘었다. 특히 연예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면서 골프를 소재로 하는 경우가 꽤 있다. 김구라가 박노준 데니스코리아 대표와 함께 진행하는 ‘뻐꾸기 골프’는 구독자가 26만5000명을 넘었다. 김구라와 박 대표가 연예인 등 셀럽들을 초청해 골프를 치는 내용이다.

개그맨 홍인규가 유명인들과 골프를 치고 스크린골프장에서 레슨 등도 해주는 ‘홍인규 골프TV’ 역시 구독자가 17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서울 마포에서 오랫동안 ‘서경석 골프존’을 운영해온 서경석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서경석TV’에 골프 ‘골프남매’라는 콘텐츠를 2021년 새롭게 론칭했다. 서경석이 ‘슈퍼땅콩’으로 불렸던 LPGA 스타 플레이어 출신 김미현과 함께 만드는 골프 콘텐츠다. 이밖에 R.ef 출신 성대현도 성대현골프TV를 운영 중이며 지금은 아기 엄마가 된 김미연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미연tv에 골프를 소재로 한 영상 콘텐츠들을 제작해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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