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1]고형권 "ESG는 韓경제에 기회…붉은 깃발법 우 범하지 말라"

[인터뷰]고형권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대사
"ESG, 일시적 유행 아냐…기후대응 거대한 변화"
"비용·고통 불가피, 그렇다고 규제부터 도입 안돼"
"그린 산업 키우는 게 정답…정부·기업 협력 중요"
  • 등록 2021-06-21 오전 6:00:00

    수정 2021-06-21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프랑스는 헌법 제1조에 ‘기후변화에 맞서 싸운다’는 조항을 넣으려고 합니다. ‘기후와 회복력 법(Loi climat et resilience)’도 논의 중입니다. 법안이 시행되면 오염물을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는 도시의 특정 지역에서 운행될 수 없습니다. 앞으로 기후 대책이 개인 생활에도 굉장한 변화를 줄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한국경제에는 기회로 다가올 것입니다”

고형권(사진·57)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지난 18일 이데일리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유럽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최대 화두는 환경(E) 즉 기후변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사는 23~24일 ‘자본주의 대전환: ESG노믹스’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마스터 클래스(한국형 ESG와 선진국 사례) 대담자로 나선다.

고형권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1964년생 △전남 해남 출생 △전남대 사대부속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 콜로라도대 법학과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경제기획원 동향분석과·경제조사과·인력과 △기획예산처 기획총괄과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삶의질향상기획단 파견 △기획예산처 행정3팀장·산업정보예산과장·장관비서관·정책기획팀장·재정총괄과장 △대통령실 국책과제비서관(고공단) △몽골 재무부 자문관 파견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정책조정국장·기획조정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기재부 1차관 [사진=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후변화, 최대 위기이자 거대한 변화”

앞서 고 대사는 2018년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범정부 혁신성장본부장을 맡으면서 ‘수소경제 로드맵’ 등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이후 2019년 3월 주OECD 한국 대사로 부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관련한 해외 논의를 프랑스 현지에서 지켜봤다.(참조 이데일리 2019년 7월30일자 <고형권 “툰베리 시위는 세계적 흐름..기후변화 대비해야”>)

고 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2년 전보다 더 분명한 어조로 기후대응을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위기이자 거대한 변화”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ESG가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OECD 현장 경험을 되돌아볼 때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요구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올해 각료회의 주제를 ‘친환경 포용 회복(green and inclusive recovery)’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 고 대사는 유럽에서 ‘제2의 툰베리’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소개했다.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기후변화 관련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켜 노벨평화상 후보까지 오른 환경운동가다. 고 대사는 “유전 시추 중단을 촉구하는 노르웨이 소송, 로열더치셸에 탄소배출을 감축하라고 한 네덜란드 법원 등 툰베리 이후 유럽 곳곳에서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강한 규제보다는 그린산업 기술로 가야”

관건은 우리나라가 이같은 세계적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지다. 고 대사는 “기후변화 트렌드에 맞추려면 비용도 고통도 따를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기후변화 대응에 저항하고 이를 거부하는 건 정답이 아니다”고 제언했다. 오히려 그는 “앞으로 세계질서, 부의 이동, 산업 경쟁력이 바뀔 수 있다”며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국경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 대사는 “마차업자들의 항의로 자동차 속도를 말보다 느리게 규제한 영국의 붉은 깃발법(적기조례)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강한 규제부터 도입할 게 아니라 그린 기술 등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 바이오 산업을 키운 것처럼, 기후변화 대응도 친환경을 추구하면서 산업도 일으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대사는 “정부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2차전지, 수소생태계 등 신산업 분야는 연구개발(R&D) 투자로 속도를 더 높이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기존 분야는 산업 전환에 따른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산업화에서는 늦었지만 정부와 기업의 협력으로 정보화에선 앞선 저력이 있는 국가”라며 “이처럼 기후변화 대응도 민관 협력과 상생으로 한국경제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사는…남다른 추진력과 기획력을 갖춘 기획재정부 최고의 ‘정책기획통’이자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다도대 MBA 과정,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를 마쳤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EPB) 동향분석과, 경제조사과, 기획총괄과를 거쳐 기획예산처 행정팀장, 정책기획팀장, 재정총괄과장을 역임했다. 기재부에서는 재정관리국 성과관리심의관·정책조정국장 등을 거쳐 기획조정실장을 맡는 등 정책통의 길을 걸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정부를 떠났다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되며 복귀했다. 현재는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대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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