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협받는 K반도체 신화, '3차 대전' 새 전략 시급하다

  • 등록 2021-07-29 오전 6:00:00

    수정 2021-07-29 오전 6:00:00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무한경쟁 시대로 진입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신화가 위협받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장악을 겨냥한 미국, 중국, 대만,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패권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투자·기술 경쟁·고객 네트워크 등에서 ‘K반도체’의 내일을 흔들 이슈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2030년까지 ‘510조원+α’규모의 투자를 통해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서려는 K반도체 전략을 위협할 최근의 빅 뉴스는 인텔의 ‘2나노(㎚)’선전포고다. 팻 겔싱어 인텔 대표는 최근 온라인 기술설명회에서 “2025년 2㎚급 반도체를 양산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시장의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 진출을 알린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2㎚는 파운드리 시장의 1·2위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도 언급한 적 없는 초미세 공정기술로 기술력의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인텔이 세계 최대 통신칩 설계전문업체(팹리스)인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한 점이다. 퀄컴이 삼성전자와 TSMC에 맡기는 물량은 한 해 5조원어치 이상에 이른다. K반도체를 이끄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밀리고, 대형 고객사도 빼앗기는 더블 악재에 직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위기 징후는 첨단칩 제조에 필수이면서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 중인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EUV)확보전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의 지역별 매출에서 미국 비중은 1분기 3%에서 2분기 6%로 높아진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44%에서 39%로 낮아졌다. EUV 장비 보유에 따라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국의 비중 축소는 또 하나의 불안 신호다.

반도체 시장은 미국의 주도권 회복 야심과 각국의 지원책이 맞물리면서 3차 대전의 막이 오른 상태다.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과 기술력, 인재 네트워크를 총동원한 패권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정부와 우리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민간의 지혜·역량을 한데 모으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가석방 논의가 한창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조속히 사면 결단을 내리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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