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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견해는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 중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통계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사실은 통계를 잘못 해석한 잘못된 비판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월별(전월) 고용동향은 15일이 낀 주의 일요일부터 토요일을 조사대상 기간으로 한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조사대상 기간에 실제 몇 시간이나 일했는 지를 확인한다. 때문에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수는 조사대상 주간에 주말을 제외한 공휴일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같은 시기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라며 2030대 취업자 902만명 중 360만명이 36시간 단시간 취업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작년보다 2.5배나 늘어난 수치라는 설명이었다. 이 자료를 근거로 `2030 고용 회복 이면엔 단기 알바 눈물`이라는 식의 기사가 나왔지만, 이 또한 동일한 통계 해석 오류에 기인한 해프닝이었다.
전일제 취업자가 크게 줄고 단시간 취업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이 휴무일이 포함된 달에만 등장하는 특별 메뉴라면, 30대 일자리가 줄었다는 주장은 최근 들어 고용동향이 발표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30대 취업자 수가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가 대폭 줄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말인가.
지난 10년 간 30대 고용률(취업자 수/인구)은 2010년 72%에서 2019년 76.0%로 꾸준히 상승했다. 코로나가 덮친 2020년에도 30대 고용률은 크게 하락하지 않아 75.3%를 기록했다. 고용률이 높아졌음에도 취업자 수가 준 이유는 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821만8000명이었던 30대 인구는 2020년 737만7000명으로 84만명이나 줄었다.
국내 고용상황은 적어도 양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여성 고용률이 30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하락하는 한국만의 특성을 감안해, 30대 남성 고용률을 국제 비교했다. 한국 30대 남성 고용률은 지난 10년간 90% 언저리에 머물면서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다. 10년 내내 미국을 앞서고 있었다.
고용동향을 둘러싼 논란이 더 이상 소모적이지 않아야 한다. 개선되곤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여성 고용률을 높이고, 청년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