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지금 주식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등록 2022-07-06 오전 6:15:00

    수정 2022-07-06 오전 6:15:00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6월 한 달간 주가 하락으로 코로나 발생 후 유동성에 의해 상승했던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 주식시장은 우리 경제의 본질적 가치에 부합하는 부분만 남았다. 2011년 이후 10년 넘게 코스피는 2000 밑으로 크게 내려가지 않았다. 코로나 발생 직후 1450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이는 심리적 쇼크에 의한 과민 반응일 뿐이었다. 10년 넘게 주식시장이 특정 지수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건 우리 시장의 본질적 가치가 그 지수대 부근에서 형성된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 주가와 차이가 크지 않다.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 금리 상승과 예상되는 경기 둔화로 시장의 본질적 가치가 낮아졌을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본질적 가치는 말 그대로 경제가 가지고 있는 힘에 맞는 주가 수준이어서 오랜 시간 유지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 경제의 가치가 크게 훼손됐을 거라 예상했지만, 상황이 정리되자 주가가 곧바로 과거 수준을 되찾은 걸 보면 본질적 가치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알 수 있다. 주가가 본질적 가치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크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코로나 발생 직후 급락했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걸 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 직후 회복이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의해 벌어진 특수한 상황이어서 다시 재현되기 힘들다. 일반적인 주가 회복은 반등과 재하락을 통해 바닥을 다진 후 천천히 상승하는 형태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시장은 하락보다 옆 걸음을 하면서 다음 행보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데, 2300~2600 사이에서 박스권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지금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얼마의 손실을 보았건 상관없이 계좌에서 주식을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정적인 대응이 일어나기 쉽다. 감정적 대응은 주가가 바닥일 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1년전 주식시장은 온통 장밋빛이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스피 3300에서 주저하지 않고 주식을 매수했다. 지금은 반대다. 주가가 최고점에서 1천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매도가 그치지 않고 있다. 1년 사이에 긴축이 강화되고, 예상보다 경제가 나빠졌으며, 믿었던 개인투자자가 매수 대열에서 이탈한 때문이라고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이는 사후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1년전은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어서 세상이 밝게 보였고, 지금은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세상이 어둡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 얘기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감정을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 주식을 내다 팔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때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최고의 전략이다. 상승이 주식시장을 구성하는 요소이듯 하락도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다. 가격 수준이 낮아지면 상승하고, 가격 수준이 높아지면 반대로 하락하는 게 자연적인 흐름이다. 주가가 오를 때 너무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는 걸 피해야 하는 것처럼 주가가 하락했을 때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세상을 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지금은 투자전략이나 종목선택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시장에 부화뇌동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던 사례는 없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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