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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획득은 그 자체로 기적의 드라마였다.
탬파베이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에반 롱고리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8-7로 승리했다.
경기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경기 결과였다. 탬파베이는 이날 경기전까지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90승71패로 동률을 이뤘다. 만약 두 팀 모두 이기거나 패한다면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단판승부를 벌여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기적이 일어났다. 8회말에 무려 6점을 뽑으면서 추격에 나선 것. 무사 만루 상황에서 샘 풀드의 볼넷과 션 로드리게스의 몸에 맞는 볼로 연속 밀어내기 득점을 얻었다. 이어 BJ 업튼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더니 롱고리아의 3점홈런이 폭발하면서 단숨에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패배를 면하기 위해선 1점이 더 필요했다. 탬파베이는 9회말 공격에서 벤 조브리스트와 케이시 코치맨이 연속 범타에 그쳐 벼랑 끝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또 하나의 엄청난 기적이 일어난 것. 대타로 나선 댄 존슨이 기적같은 동점홈런을 때리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이날 경기전까지 시즌 타율이 1할8리에 머물렀고 홈런은 단 1개 뿐인 존슨이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천금같은 한 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그리고 연장 12회말. 탬파베이는 롱고리아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적같은 승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마치 스포츠 영화의 한 편으로 보는 듯한 엄청난 반전의 연속이 계속됐다.
사실 탬파베이가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탬파베이는 이번 시즌 칼 크포로드, 카를로스 페냐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떠나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전력의 공백을 자니 데이먼 등의 베테랑과 젊은 신인급 선수들로 훌륭히 메우면서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9월초만 하더라도 2위 보스턴에 무려 9경기차나 떨어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다. 하지만 9월달 17승11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모두 이긴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9월의 기적'이라고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