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에 바란다5]"청년층 위한 공공임대주택 기준 완화해야"

  • 등록 2014-07-24 오전 7:02:00

    수정 2014-07-24 오전 7:02:00

△대학생 주거여건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민달팽이 유니온 임경지 팀장.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사회 초년생인 임경지(27·민달팽이 유니온 팀장)씨에게 서울 생활은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고된 월세살이 때문이다. “부모님이 수도권 외곽으로 이사를 가신 후 대학 4학년 때인 3년전부터 혼자 방을 얻어 살았는데, 비싼 임대료와 2년마다 이사를 가야하는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임씨의 자취 생활 첫 집은 신촌 유흥가 한가운데였다. 하지만 1층 고깃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와 노상방뇨 악취로 한여름에도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였다. 두 번째로 얻은 집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5만원을 내는 원룸이었다.

지상 5층인데도 저렴한 월세에 혹했지만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 “2박3일간 출장 갔다오니 벽지에 곰팡이가 가득한 거예요. 집주인에게 항의해 봤지만 오히려 ‘아가씨가 돈 엄청 밝히네’라고 핀잔만 들었지 뭐예요.”

임씨의 이런 경험들은 그가 ‘민달팽이 유니온‘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됐다. 이 단체는 집 없는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뜻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곳이다.

청년들의 눈으로 봤을 때 정부의 주거 정책은 허점투성이다. 사회초년생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면서 가구원 수를 따지는 식이다.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

주택바우처 역시 그 대상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을 우선으로 하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책정돼 있다. 그는 “청년들은 기존 복지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라 말했다. 까다로운 기준 탓에 현재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청년층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임씨는 정부가 궁극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청년 세입자들의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공공임대주택 기준은 3~4인 가족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신혼부부나 1인 가구도 이 기준에 포함될 수 있도록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짧은 임대계약기간(2년)도 청년들의 주거불안을 부채질하는 이유다. 이사를 많이 다니며 불안하게 살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2년으로 제한된 임대차 계약 때문이란 게 임씨 설명이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전월세상한제 역시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그러면서 주거문제가 세대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당부했다. 행복주택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몇몇 어른들은 행복주택을 화장장이나 매립장 같은 혐오시설과 비교하고 어떤 분은 ‘젊은 애들이 들어오니 모텔촌 생기는게 아니냐’고 할 정도”라며 답답해했다.

임 씨는 마지막으로 “주거는 곧 인권”이라며 “집이란 한 사람의 삶을 설계하는 기본 토대다. 사회에 갓 진입하려는 청년들이 자기 삶을 설계할 기본적인 공간은 보장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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