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기대상 측에 '김현주 탄원서' 낸다 전해라

  • 등록 2015-12-14 오전 9:01:31

    수정 2015-12-14 오전 9:01:31

김현주 애인있어요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올 한해 SBS 최고시청률을 안겨준 드라마 ‘용팔이’. 올 한해 SBS 최고기대작으로 떠들썩한 관심을 가져다준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각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선 배우 주원과 배우 유아인 사이에서 SBS 연기대상 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복병이 등장했다. 연기대상 후보에도 올라있지 않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에 출연 중인 배우 김현주다. 회를 거듭할수록,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연기대상이 개최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시급해진다. ‘어마무시’한 김현주의 활약에 시청자는 ‘김현주 대상 후보 등록 탄원서’까지 내겠다고 한다.

‘애인있어요’는 막장드라마로 첫인상을 남겼다. 소재와 이야기의 전개 때문이었다. 불륜, 이혼, 독사 같은 대사가 버무려졌다. 그 인상을 바꾸고, 드라마에 몰입을 높인 주역이 김현주다. 정 반대의 인물, 도해강과 독고용기를 연기해 1인2역이라고 알려졌지만 시청자는 1인4역이라고 한다. 원래 도해강, 기억을 모두 잃었던 도해강, 기억의 일부를 찾고 복수를 다짐한 도해강, 자신의 모든 과오를 인정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 눈물로 도움을 호소한 도해강까지. 도해강이라는 캐릭터 자체에만 무려 4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애인있어요’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2박3일은 걸린다’는 시청자의 말따라 복잡함 속에 치말한 전개를 보여줬다. 1라운드에선 흔히 보던 막장드라마 같았다. 독사가 된 아내와 그런 아내가 싫어지는 남편. 두 사람 사이에서 낳은 딸의 죽음. 집안의 기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릴 때 남편에겐 10년의 지고지순함으로 무장한 어린 내연녀가 나타난다. 아내가 싫어서였건, 그 여자가 좋아서였건, 남편은 아버지를 찾아가 무릎을 꿇면서까지 “저 사람 좀 내 앞에서 애원했다. 끝까지 이혼만큼은 막아보자, 집안을 다시 세워보자 노력했던 아내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 스스로 ‘쓰레기’가 되길 자처했다. 쓰레기통으로 제 발로 걸어간 아내의 앞날은 순탄치 않았다.

2라운드 역시 막장드라마가 보여주는 개연성 떨어지는 극단적인 전개를 따랐다. 죽음으로 내몰렸다. 누군가의 계략이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기억을 모두 잃은 그는 그렇게 죽은 사람이 됐다. 그런 그가 사실은 쌍둥이었고, 성격도, 외모도, 성장하고 살아가는 환경도 전혀 다른 또 다른 그가 있었다. 독사처럼 살았던 그는 과거의 자신이 아닌 선하고 정의로운 또 다른 자아로 새 삶을 살아가게 됐다. 그를 마주한 남편은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살아돌아와 행복했고, 이제 두 다리 뻗고 사나 싶었던 남편의 내연녀는 ‘죽은 망령에 시달리는 것’이라는 고통에 사로잡혔다.

김현주 ‘애인있어요’
3라운드부터 이 드라마가 ‘미친 멜로 장르’로 바뀌기 시작한다. 시청자의 마음이 미치도록 뛰기 시작한다. 기억은 점차 돌아왔다. 사람을 위해 살고, 진실을 위해 싸웠던 4년. 그 사이 ‘내가 너의 남편’이라며 진심을 전하려 노력하는 그 남자에 설레기도 했다. 가끔씩 예전의 기억이 돌아올 때면 혼란스러웠다. 지금 믿고, 따르는 삶의 신념과 가치관이 희미하게 드는 기억 속 자신의 모습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우연치 않은 사고가 터졌다. 극적이었다.

4라운드는 지금부터다. 갑자기 당한 또 한번의 사고, 교통사고였다. 이 사고로 그는 지난 4년의 행복했던 기억을 잃었다. 원래의 독사 도해강으로 돌아왔다. 다시 설레긴했지만 이젠 달랐다. 자신을 쓰레기취급했던 남편이지 않나. 복수만 남았다. 남편을 주저앉히기 위해 그의 회사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곁을 지켜줬던 짝사랑남에겐 돈으로 그 시간을 사례하겠다고 했다. 남편을 뺏어가려했던 내연녀 앞에선 “너 그 동안 뭐했니?”라며 ‘사이다 대사’를 날렸다.

하지만 연기였다. 모든 기억이 돌아왔다. 반성의 시간, 참회의 기회를 잡았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니’를 알게 됐고, 이제라도 잘 살아보기 위해 지켜야 할 것, 사람, 해야 할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눈물로 호소했다. 쌍둥이 동생을 지키고, 자신의 과오를 용서받고, 남편과 제대로 헤어질 수 있도록 짝사랑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간절한 감성에 시청자가 움직였다. 눈물 한줄기 떨어트리는 모습에도 ‘미친 연기 내공’이 실렸다는 시청자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유아인과 주원, 유준상 등 올해 활약한 SBS 출연배우들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플 상황에 ‘김현주 탄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할지언정, 드라마 리뷰기사에 달리는 시청자 댓글이 2000개가 넘는 화제작이다. 야구 중계로 결방할 수밖에 없는 피치못할 상황에서도 직격타을 맞을 정도였다. MBC처럼 시청자 투표로 대상이 정해지는 거라면 이미 ‘김현주가 따놓은 당상’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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