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은 노인·청년 상생 정책…도입시기 빠를수록 좋다”

[인터뷰]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
“이대로 가면 초고령화 부담 못 버텨”
“버티면 오르는 호봉제, 이젠 변해야”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 미래 부담”
  • 등록 2019-06-20 오전 6:00:00

    수정 2019-06-20 오전 6:00:00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 [이근면 전 처장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삼성 출신 ‘인사통’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은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에서 정년연장은 빠를수록 좋다”며 범정부 논의를 촉구했다.

이근면 전 처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사람들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인이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되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적 부담이 줄어든다”며 “정년연장은 노인과 청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년실업과 정년연장은 전혀 관계 없다”

앞서 이 전 처장은 2014년 11월 초대 인사처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정년연장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당시 인사처는 정년연장과 보수개편안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도 했다.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 전 처장의 지론이다.

이 전 처장은 “인구 구조가 초고령사회로 바뀌고 있다. 이 속도대로 가면 젊은 사람들이 더 이상 노인을 부양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며 “준비 없이 그 순간이 와서 다 같이 망할 것인가. 내일의 문제라고 생각해 고령화 문제를 소홀히 생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처장은 정년연장으로 청년실업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청년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산업에 몰릴 것”이라며 “청년들과 노인이 몰리는 일자리가 달라, 청년실업과 정년연장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 전 처장은 임금체계 개편에 반발하는 노조에 대해선 “국민의 눈을 봐달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가만히 버티면 임금이 올라가는 공무원·공공기관 호봉제 구조를 언제까지 용인할까”라고 되물으며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게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처장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가 되면 공무원을 비롯해 정년이 70세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개개인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보수에 적합한 수준의 일을 해내고 있는지, 생산성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가 공직사회에서도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014년 11월 취임 이후 발표한 ‘공직혁신 3개년 계획’에 개방직을 확대하는 채용 혁신, 순환근무를 줄이는 전문성 강화 방안, 성과에 따른 승진과 보상을 담은 성과 혁신, 공무원연금 개혁 내용이 포함됐다. 인사혁신처 제공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 미래 세대 부담”


아울러 이 전 처장은 공무원연금·군인연금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앞서 지난 4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연금충당부채는 753조9000억원, 군인 연금충당부채는 186조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78조6000억원, 군인연금 충당부채는 15조5000억원 증가했다. 공무원 및 군인 장기근속자 증가에 따른 여파다.

이에 이 전 처장은 “지속가능한 연금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금충당부채가 갈수록 불어날수록 미래 세대의 부담이 된다”며 “앞으로 국가가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국민이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17만4000명 공무원을 증원하는 방안에 대해선 “꼭 필요한 곳에 증원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불필요한 분야에 공무원을 줄이려는 노력, 공무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에 ‘선(先) 자구노력, 후(後) 국가지원’ 원칙을 적용한다”며 “공무원 증원도 이 같은 원칙을 똑같이 적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문재인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해 “방향은 맞지만 속도가 느리다”며 “인사 기능,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관급 중앙인사위원회를 둘 정도로 인사 기능을 강화했다”며 “앞으로 정부가 인사 기능을 강화하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근면 전 처장은...

이 전 처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사통’이다.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아주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코닝·삼성SDS·삼성전자 등에서 인사 분야를 담당했다. 인사 분야의 역량을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 후’ 2011년판에 등재되기도 했다. 인사처장 당시 집무실에는 십자가를 목에 맨 ‘소년의 눈’이라는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사심 없는 소년의 눈으로 사람을 보고, 훗날 고해성사를 할 일 없이 공직생활을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저서로는 ‘면접의 키포인트 55’, ‘인턴에서 100% 취업 성공하기’, ‘대한민국에 인사는 없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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