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육교사까지 줄세워 봐도…개원 앞둔 어린이집 `마스크 대란`

방역물품 지원금에도 마스크 구하기 `전쟁`
취약계층 지급·공적 마스크 시행 물량 동나
유아동용 수량 부족해 개당 4000원 넘게 거래
교사들도 부족해 줄서거나 면마스크 구매도
  • 등록 2020-03-30 오전 1:11:00

    수정 2020-03-30 오전 1:11: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달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배급하던 구청에서 이젠 알아서 각자 구하라고 합니다. 보육교사들도 업무시간에 시시때때로 밖에 나가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할 정도입니다. 개원 이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서울 ○○구 A어린이집 원장)

다음달 6일 개원을 앞두고 어린이집에 마스크 대란이 펼쳐지고 있다. 영유아가 밀집해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보육교사들과 미취학 아동의 마스크 착용이 필수임에도 이를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곳이 늘고 있는 것. 방역물품을 지급하는 상급 지방자치단체가 단순 금전 지원이 아닌 물품 구입을 위해 보다 적극적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보건강사가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손씻기 교육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중 시는 각 자치구에 어린이집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물품 구입 지원금 1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1·2차에 걸쳐 총 29억을 지원했다. 해당 지원금은 현재 긴급보육 중인 어린이집 교사나 영유아를 위한 마스크, 손 소독제 구입 등에 쓰인다.

문제는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지원금을 줘도 별반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 자치구가 노인시설이나 병원 및 보건소 현장, 임신부 등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보급했다. 여기에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물량 확보가 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각 자치구가 마스크를 보급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갈수록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어린이집이 직접 구한 후 정산을 요청하는 방법을 동시해 추진 중”이라며 “(마스크가) 필요한 곳이 워낙 많아 가려운 곳을 다 긁어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열흘 정도 이후 개원을 앞둔 어린이집들도 멘붕이다.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맞벌이 등을 위한 긴급보육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다 위생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요구사항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 긴급보육 이용률은 지난달 27일 10%에서 이달 16일 23%로 한달도 안돼 두배 넘게 늘었다.

마포구 D어린이집 한 교사는 “3월 중순 넘어 등원하는 원아가 많아지면서 현재 전체 정원의 20~30%가 긴급보육 중인데 간혹 학부모들이 보육교사들이 마스크를 끼우는지 확인하는 등 감시받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식사시간에도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스러운 적도 있다”며 “공적 마스크 구입이 가능한 교사들은 업무 시간중에도 나가 줄서서 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구하는데 있어 업무 피로도를 호소하는 곳도 적지 않다. 영등포구 S어린이집 원장은 “유아동을 위한 소형 마스크는 어른용에 비해 훨씬 구하기 어려워 온종일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겨우 구한다고 해도 보건용이 아니라 중국산이거나 1회용인 경우가 많고, 가격도 개당 4000원이 넘어가 가격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당장 개원 이후에는 일회용 KF가 붙은 보건용 마스크 보다는 일회용 면마스크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어린이집에 방역물품을 지급하기 위한 65억 규모의 예비비를 지원했으며, 추가로 비축 수량 확보를 위해 자금 집행을 할 계획”이라며 “등원시 면마스크라도 쓸 수 있도록 여유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 관계자가 한 어린이집에서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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