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이재명 "尹, 매우 오래 준비한 듯…대선 1대 1 구도될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군주민수(君舟民水), 국민 두려워하고 겸손해야"
"강성 당원 문자 안 와…누울 자리 보고 뻗는 것"
"尹 퇴임 메시지 정말 잘 썼다 생각"
"대선 전 당 갈라질 확률은 제로"
  • 등록 2021-04-22 오전 6:00:00

    수정 2021-04-2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 세력 사이에선 끊임없이 ‘친문 제 3 후보론’, ‘대선 경선 연기론’, ‘이재명 탈당설’이 나온다. 모두 비문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이야기다. 민주당은 당 내에 ‘친문·비문’이라는 계파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당 주류와 친문 당원들은 2017년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가 강하게 충돌했던 기억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대통령 선거 전 당이 갈라질 확률은 ‘제로(0)’”라고 힘줘 말했다. 대선 경선 룰이 이 지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이 지사가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제가 탈당을 왜 하나”라며 “저는 상황에 따라 권력을 쫓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지사는 내년 대통령 선거 구도가 여야의 양자대결이 될 것으로 봤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분열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경선에 대해 “선수들 입장에선 ‘원톱’을 누가 하느냐가 논쟁거리이지만 일단 포지션이 정해지면 팀 전체가 승리해야 한다”며 “민주당 당원들과 정치인들이 팀 안에서 포지션을 정하는 과정(경선)과, 정해진 후 전체 경기(대선)에서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는 것은 헷갈리지 않는다. 그 정도는 구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여권 정치인들과는 달리 이 지사는 야권 선두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하지 않았다. 이미 그를 대권 경쟁자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 지사는 “퇴임 메시지를 보고 정치적으로 정말 잘 쓰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잘 준비를 해서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효한 후보가 됐으면 한다.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이 된다면 국가 입장에선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을 향해 “정치란 과거 잘못을 처벌하는 것을 넘어 새 미래를 제시하고 국정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많은 식견이 필요하다”고 뼈있는 조언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경기도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이 지사와 일문일답

-1년 전 여당에 180석을 몰아준 국민들이 1년 만에 여당을 심판했는데.

△ 민심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해에도)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감은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 맞아서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거대 의석을 만들어줬는데도 국민들의 기대만큼 미치지 못해 강력한 회초리를 든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군주민수(君舟民水)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겸손해야 한다.

-재보선 이후 강성 친문 당원들의 문자폭탄이 논란이 됐는데.

△ 강성 당원들 특정 소수의 의사가 과잉 표출되고 있다. 폭력적 언행을 하면 거기에 휘둘릴 게 아니라 합당한 제재를 하고, 영향을 받지 않으면 된다. 과잉 대표되고 있고, 과잉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겹쳐졌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80만 권리당원과 300만 일반 당원 가운데 과격한 행동으로 의사결정에 폐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나.

-비문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 역시 문자폭탄을 받아봤는지.

△ 저한테는 아예 오지 않는다. 과거에도 안 왔다. 저는 변호사 때부터 쓰던 번호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다 합쳐서 총 세 개 받아봤다. 골라서 보낸다는 말이다. 원래 사람들이 누울 자리를 보고 뻗는다고 하지 않나. 반응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의사 표현은 누가 막겠나. 저한텐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 안 하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개인적으로 몰라서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퇴임 메시지를 보면 매우 오래 잘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평생 공직자로 살아왔던 분의 표현을 넘어섰다. 정치적으로 유의미하고, 축약되고, 정제된 표현이었다. 정말 잘 쓰지 않았나. 하지만 정치란 과거 잘못을 처벌하는 것을 넘어서 새 미래를 제시하고 국정에 대한 식견도 필요하다. 정책도 내야 하고. 잘 준비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유효한 후보가 됐으면 한다.

-검찰총장의 대권도전은 나쁜 선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퇴임을 했고 공직자에서 벗어났으니 국민이 누려야할 정치적·표현의 자유를 그 분이라고 해서 예외로 할 필요는 없다. (군인 출신인) 아이젠하워도 대통령을 했지 않나.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차기 대선이 1대 1 구도가 될까, 다자구도가 될까.

△1대 1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분열하지 않는 한 야권도 단일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당 사정을 보면 민주당이 갈라져 싸울 가능성은 제로다.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를 결정한 뒤 경쟁했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완주했던 것이 지난 대선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는 모두 딴 살림을 차렸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탈당은 안 하겠다는 뜻인가.

△제가 탈당을 왜 하나. 저는 상황에 따라 권력을 쫓은 적이 없다.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했을 뿐이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성장 극복과 공정성 회복이다. 세대갈등이든, 젠더갈등이든 문제의 뿌리는 저성장이다. 기회의 총량이 적으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공정에 대한 갈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공정성 회복은 시대 불문, 나라 불문 가장 중요하다. 공정성 회복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보고 기회의 총량을 늘리면 갈등이 완화될 것이다. 저출산 역시 지금보다 다음 세대가 더 어려워질 것 같으니 낳지 않는 것이다. 저출산을 해결한 단초도 공정성 회복을 통한 지속 성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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