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원다연 최훈길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4.0% 경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지난 18일 세종시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전 성장 경로를 회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IEP는 지난 11일 ‘2021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9%포인트 높인 5.9%로 제시했다. 당시 KIEP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이를 언급한 것이다.
|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1964년생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석사·박사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 석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한국EU학회 부회장 △한국국제통상학회 부회장 △외교통상부 한·EU FTA 전문가 자문위원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미국 UC버클리 풀브라이트 방문학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겸 부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2020년6월1일~)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KOPEC) 회장(2020년 6월1일~) △한국EU학회 회장(2021년~)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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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코로나19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과거 위기와 다르다. 각국 정부가 완화적인 통화, 재정 정책으로 공급망을 훼손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 했다”며 “공급망 유지로 기존 성장 경로까지 회복할 것이다. 회복에 대한 체감도도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매우 빠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과거 경제위기에서는 회복 국면에서도 종전 성장 경로까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정상 경로와 회복 경로 간 갭(격차)이 남아 있었다”며 “이번 코로나 때에는 영업에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들을 지원해준 것이 공급 능력을 유지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통화 및 재정정책 정상화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달 초 “경제가 과열되지 않게 하려면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옐런 장관의 발언은 과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아닌 재무장관으로서 한 발언”이라며 “금리 인상과 같은 수단도 있다는 걸 환기시키는 차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미국이 완화적 정책을 예상보다 빠르게 되돌린다면 신흥국 일부가 출렁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경제 성숙도, 한미 금리 역전에도 대규모 셀 코리아가 없었던 선례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물가 급등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원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생산활동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생산요소의 공급 불안정으로 ‘보틀넥 쇼크’(병목 충격)가 나타나면서 국지적으로 물가가 불안정해질 수는 있다”면서도 “이를 인플레이션의 전조로 보는 것은 무리다. 인플레이션까지 갈 것이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