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조선판 쎈누나’ 간다…리디 ‘조선열혈독녀단’

조선시대 환영받지 못했던 ‘독녀’ 이야기 다뤄
독녀들의 흥신소 스토리, 소재와 설정 ‘참신’
추리+로맨스판타지도 결합한 ‘종합선물세트’
  • 등록 2022-11-26 오전 9:00:00

    수정 2022-11-26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조선열혈독녀단’

가끔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다 보면 기존에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과거 역사속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계층이나 직업 등에 대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다. 독자들 입장에서 여러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준다고나 할까. 리디의 ‘조선열혈독녀단’만 봐도 기존에 일반적으로 잘 접하지 못했던 ‘독녀’(獨女)를 내세워 눈길을 끈다. 조선판 여자대장부들의 이야기를 역사속 내용을 곁들여 그려내는데 상당한 매력이 있다.

독녀는 ‘늙어서 자신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조선시대에선 나이가 들어서도 남편과 자식이 없어 의지할 곳이 없는 여자들을 가리킨다. 현대 시점에선 과부, 노처녀 등이 이에 해당할 듯하다. 지금이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독녀, 하지만 조선시대에선 어땠을까. 경직된 유교 문화를 가졌던 조선시대에서 남편도, 아이도 없는 독녀는 온갖 부정적인 시선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리디 ‘조선열혈독녀단’은 이 독녀라는 특별한 소재를 코믹한 추리극으로 재탄생시켰다. 주인공은 한양을 주름잡던 기생 출신의 ‘숙정’. 의리 없는 남정네가 싫어 독녀로 살아가며, 조선팔도 기구한 사연의 독녀들과 상단을 키워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난봉꾼 ‘은호’가 실종된 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기방을 드나들며 인생을 허비하는 명문가 서자인 은호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의 누이가 숙정에게 도움을 줬던 ‘혜정’이라는 걸 알게 되고 일을 돕게 된다.

이 웹툰은 조선시대 ‘독녀’라는 신선한 배경과 함께 조선판 흥신소라는 재밌는 소재를 결합했다. 주인공 숙정 등 시대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는 독녀들이 상단을 만들어 각종 의뢰를 받는다는 설정이 재밌다. 남성들도 하기 힘든 흥신소 일을 독녀들이 각기 가진 재능을 통해 헤나가는 과정 역시 역동적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코믹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흐름의 완급조절도 잘한 편이다.

더불어 처음엔 서로를 냉대했던 숙정과 은호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본 모습을 알아가며 가까워지는 모습도 포인트다. 로맨스 판타지 요소를 적절히 섞어 재미를 돋웠다. 흥신소 이야기가 주가 되는만큼 추리 요소도 곁들였는데, 마치 이것저것을 함께 버무린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이다. 너무 무겁지 않고, 적절한 강약조절이 있는 로맨스 판타지를 찾는다면 ‘조선열혈독녀단’은 신선함과 재미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 될 듯 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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