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연예인 자살, 아이돌 특히 위험"②

  • 등록 2010-07-06 오전 10:30:22

    수정 2010-07-06 오전 10:37:13

▲ 가수 신해철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가수 신해철(42)이 배우 故 박용하 사건 등 연예인 자살 사건에 비춰 10대 아이돌 그룹의 인권 보호의 시급성에 대해 강조했다.

신해철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싸이렌 음악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연예인 자살은 어느 정도 연륜이 있거나 '그 정도면 연예계에 이골도 났을 텐데' 하는 사람들이 침몰했다"며 "하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10대 아이돌"이라고 우려했다.

연예인이 연예계의 구조적 모순과 자아 상실의 위기를 버틸 수 있는 것은 프로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의식이 생기기 전인 아이돌이 자살 등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신해철의 말이다.

신해철은 "아이돌 자살 사태를 직면하지 않으려면 노동법 등 인권 문제 등의 입법화가 시급하다. 이대로 가면 3년 내에 10대 아이돌이 자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연습 시간 및 무대에 올라가는 시간 등을 제한해 아이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신해철의 지론이다.

한편 신해철은 연예인들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유로 자아와 보이는 모습 간의 충돌을 들었다.

신해철은 "연예인 생활을 하다 보면 껍질을 쓰고 활동하기 마련인데 나중에는 그 껍질이 난지 내가 껍질인지 헷갈리다 보면 정신 분열이 일어난다"며 "껍질이 갑옷처럼 두꺼워져 인생을 눌러버리거나 침식해 오면 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후배들도 가끔 알맹이(본모습)을 껍질 위로 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신해철은 이 사태를 '개인 왜소화'라는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문화적으로 개인을 지극히 왜소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개발 독재 시대에는 단결을 위해서 '튀지 마 인간형'을 요구받았다. 그런데 연예인은 각자 캐릭터를 갖고 살아야 해 상충한다"며 "평소 예쁘다 하면서도 사건이 터지면 갑자기 '악플'이 도배되고 따귀를 때리는 식으로 급변해 연예인들은 대중들에게 혼돈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사진=권욱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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