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분명한 것이 한가지 있다. 좋은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팀을 좋은 팀이라 불러야 하며, 그 팀은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다.
13일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 필드에서 열린 대만과 예선 첫 경기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연타석 투런 홈런을 때려낸 추신수의 폭발력은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한국 야구의 파워를 보여준 홈런쇼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 선수는 또 있었다. 유격수 손시헌이 주인공이다.
손시헌은 여러차례 좋은 수비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그의 방망이에서 많은 점수가 쏟아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손에선 안정감이 묻어나왔다.
몸이 덜 풀린 봉중근은 볼넷과 안타를 잇달아 허용하며 무사 1,2루로 몰렸다. 다음 타자 린저쉬엔에겐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병살까지는 무리였다. 타이밍이 늦었던 탓이다.
하지만 공을 넘겨 받은 유격수 손시헌은 다음 틈을 노렸다. 경계가 풀려 있을 3루 주자를 겨냥, 공을 3루로 던진 것이다.
무사 1,2루서 1루 땅볼이 나오면 3-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노리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야구를 그렇게 단순하게만 해선 이길 수 없다.
모든 팀이 시도하고 잘 활용하고 있는 발 야구는 조그만 틈만 보여도 다음 베이스를 파고든다. 방심은 곧 아웃으로 이어진다.
SK와 두산이 선두주자로 흐름을 이끌었고 이 두 팀을 잡기 위해 다른 팀들도 많은 땀을 흘리며 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손시헌이 이날 보여준 플레이는 두산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대로 우리 선수들은 같은 상황에서 3루 주자까지 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발야구는 한국 야구의 주력 무기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발야구를 잡기 위해 더욱 촘촘해진 수비력은 한국 야구를 좀 더 살찌우고 있다. 손시헌의 플레이는 우리 야구의 높아진 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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