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살아날수록 빛 바래는 金값

金값 온스당 1210불대 하락…4개월來 최저치
국내 金 한 돈 가격도 17만원대서 16만원대로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無이자' 금 매력 하락
  • 등록 2017-07-12 오전 5:55:31

    수정 2017-07-13 오전 10:03:05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은 전세계적으로 화폐의 기준이 된 ‘특별한’ 귀금속이다. 그 옛날 고대부터 공예용 장식용 등으로 쓰였고, 근세 들어서는 기축통화 역할도 해왔다.

금은 안전자산의 대명사다. 그 자체로 가치가 안정돼 있고, 닳아없어지지 않으며, 쪼개지고 깨져도 가치가 유지되는 화폐다. 주요국 외환보유액 중 상당액이 금에 투자돼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104.4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금 가격이 최근 하락하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금 현물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0.91달러 상승한 12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최근 금 가격은 완연한 내림세다.

1210달러대로 이하로 내려앉은 건 지난 3월14일(온스당 1200.27달러)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 가격은 지난달 초만 해도 온스당 1200달러 중후반대에서 움직이더니, 한 달 전부터 갑자기 급락하고 있다.

은 가격도 함께 내리고 있다. 10일 은 현물가격은 온스당 15.67달러를 기록했다. 15달러대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금 가격도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10일 기준 금 한 돈(3.75g)은 16만7888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15일 한 돈당 16만7100원에 마감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 가격은 줄곧 17만원대 위에서 거래돼 왔다. 이는 현재 20만원 안팎에 파는 한 돈짜리 돌반지 가격이 더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갑작스러운 약세의 이유는 금 특유의 성질과 관련이 있다. 금 가격이 내리는 건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움직임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충격과 금 가격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안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금 자산도 단점이 있다. 바로 현금 유입이 없다는 점이다. 채권을 보유하면 금리만큼 이자가 들어오고, 주식을 갖고 있으면 배당을 받는다. ‘돈줄 죄기’ 모드로 최근 각국의 국채금리는 급등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금 같은 무(無)이자 자산의 투자 매력은 그만큼 하락하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돈 풀기 정책을 폈던 중앙은행들이 긴축의 칼을 빼들 정도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투자 심리도 스멀스멀 올라오자, 금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과 은 가격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과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금이 달러화로 거래된다는 점도 가격 하락을 부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미국 자금유입 확대→미국 달러화 강세 등의 경로다.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상대적인 금 가치는 하락한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 가격이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초처럼 온스당 1100달러대 급락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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