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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핀테크 업체인 키페어가 제시한 ‘거래소를 위한 암호화폐 지갑’ 개념은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우려를 없앨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 회사는 2011년 창업해 보안용 반도체를 만들다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전자지갑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키페어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창근 키페어 공동대표는 “거래소를 위한 전자지갑을 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소개한 개념은 기업용 ‘딥스토리지’(Deep Storage for Enterprise). 강력한 보안성을 갖춘 저장장치를 거래소가 마련해야한다는 취지와 함께, 필요할 때 바로 불러내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대표는 “현재의 콜드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암호화폐 지갑) 방식은 거래를 위해 호출하고 전송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거래소나 투자자 모두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며 “거래소 환경에 맞는 전자지갑을 이용하면 안전한 보관과 빠른 거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페어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전시회에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한 ‘키월렛 터치’(KeyWallet Touch)는 공식 출시 이전에 벌써 해외 판매 계약을 따냈다.
이 대표는 “국내 암호화폐 지갑 시장은 최근 주춤한 반면 외국에서는 호응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출시는 다음 주 중 진행할 예정이며, 오픈마켓 등 온라인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지갑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곳은 공개 암호화폐 모집(ICO) 업체다. ICO는 투자자가 투자금을 지불하고도 막상 암호화폐 토큰을 직접 받거나 보관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암호화폐 지갑에 넣어서 제공하면 이런 문제를 없앨 수 있다. P2P(개인간) 직접 전송 기능이나 물건 구매, 환전 기능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을 하며 이 대표가 느낀 점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보안 기업들에게 글로벌 진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공인인증서처럼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규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솔루션 개발이 어려웠지만, 암호화폐 관련 시장은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그는 “국내의 보이지 않는 규제는 해외 업체에 좋은 일만 시킨다”며 “정부가 시장 활성화가 나타난 후 1년 가까이 기준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벤처기업에게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피 말리는 시간”이라며 빠른 정책 기조 설정과 구체적인 방안 제시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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