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구독'시대]②월 9900원 무제한 책읽기…꽃·맥주도 정기배송

'밀리의 서재' 등 전자책 월정액제 인기
BMW 구독 서비스 300여명 상담 신청
맞춤 화장품 정기배송하는 '톤28' 등
정액제 끊으면 제휴점서 술 한잔 무료 '데일리샷'
  • 등록 2019-02-08 오전 6:00:00

    수정 2019-02-11 오전 11:44:03

다양한 구독경제 모델(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정현(33)씨는 3년 전부터 정기 꽃배달 서비스 ‘꾸까’를 이용하고 있다. 우연히 페이스북을 보다 ‘나를 위한 선물을 해보라’는 문구에 끌려 가입을 했던 게 시작이었다. 1회 구독료 9900원에 배송료 3000원을 내면 월 2회 꽃을 사무실로 배달해준다. 오래 서비스를 이용해서 어느새 VIP 회원까지 됐다.

정기구독의 매력에 빠져 최근엔 ‘테이스트샵’이라는 쿠킹박스도 회원가입을 마쳤다. 신선한 재료와 소스, 레시피까지 한 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덕분에 편하게 요리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단다. 이 씨는 “처음엔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받았는데 내가 직접 사러가거나 고르지 않아도 돼서 정말 편리하다”며 “꽃을 새로 꽂을 때나 음식을 해먹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고 했다.

구독 산업은 글로벌 금융 위기 후인 2010년대 초반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의류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인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지난 5년간 연 200%씩 고속 성장했다. 국내에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만 해도 300여곳에 이른다. 스위스의 금융기관 크레디스위스는 2015년 474조원이었던 세계 구독경제의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6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자책 ‘무제한 월정액제’ 경쟁

구독 경제는 최근 물품 등에서 서비스 등 문화 분야까지 진출했다. 최근 경쟁이 활발한 곳은 전자책 시장이다. ‘무제한 월정액제’로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밀리의 서재’는 2017년 9월 국내 최초로 월정액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9900원을 내면 2만5000여 권에 달하는 도서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현재까지 밀리의 서재 앱을 다운로드 한 횟수가 70만 건을 넘어섰다”며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맞춤 책을 골라주는 큐레이션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리디북스도 비슷한 시기에 월 6500원 월정액 서비스 ‘리디셀렉트’를 내놨다. 평점 4.0 이상의 검증된 책 2600여 권을 서비스하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지난해 말 월 5500원의 ‘55요금제’와 월 7700원의 ‘77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는 ‘북클럽’으로 가세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후발 주자이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독서 시장에서도 구독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자책 서비스 ‘샘(Sam)’을 운영하고 있는 교보문고는 2월 말 출시를 목표로 무제한 월정액제를 준비 중이다. 현재 ‘샘’은 35만명의 회원과 11만권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월정액제는 국내 e북 시장에서 이용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월 9900원에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밀리의 서재’ 서비스(사진=밀리의 서재).


△자동차·화장품도 정기구독

자동차 업계도 월간 구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의 월간 구독 프로그램 ‘제네시스 스펙트럼’(월 149만원)을 지난해 말 출시한 데 이어 현대차를 교체하며 탈 수 있는 ‘현대 셀렉션’(월 72만원)도 올 1월부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구독경제가 많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서비스를 출시한지 한달 정도 됐는데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엠베(BMW)는 지난해 11월 전체 미니 모델을 대상으로 ‘올 더 타임 미니’를 출시했다. 매달 100여 만원을 내면 미니 컨트리맨·JCW와 같은 미니 차량 4~6종을 바꿔 탈 수 있는 서비스다. 출시 행사 당일에만 300여 명이 구독 상담 신청을 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화장품 업계에도 구독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스테디’, 애경산업의 ‘플로우’를 비롯해 ‘톤 28’과 ‘먼슬리 코스메틱’ 등이 월정액을 내면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골라 매달 집으로 배송해준다. 톤 28 관계자는 “출시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까지 서비스를 경험한 회원수는 1만5000명에 달한다”며 “직접 이용해 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홍보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 기본 라인업(사진=현대자동차).


△정액제 끊으면 셔츠 배달…술 한잔 무료 서비스도

꽃과 맥주, 셔츠도 정기구독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꽃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꾸까’를 비롯해 ‘꽃사가’ ‘데일로즈’ 등은 플로리스트가 만든 장식용 꽃을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매월 최저 3만9000원에 3개월에 한번씩 미술가의 미술 작품을 배송해주는 ‘오픈갤러리’도 있다. 고가의 작품을 직접 사는 것보다 부담이 적고 주기적으로 작품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위클리셔츠’는 월 5만~7만원에 매주 셔츠 3~5장을 배송해준다.

‘데일리샷’은 한 달 9900원에 전국 120여개 제휴점에서 술 한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는 “이용객의 80% 이상이 20~30대의 젊은층”이라며 “몰랐던 술도 무료로 마셔볼 수 있어서 좋다는 후기가 많다”고 말했다.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구독은 소비자가 직접 판단하고 고르는 과정이 없이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며 “업체가 큐레이션을 얼마나 잘하는지, 서비스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톤 28’의 정기배송 화장품(사진=톤 28).
미술 작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오픈 갤러리’의 서비스(사진=오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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