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백호 머리에 왕관 올리기…김지희 '실드 스마일'

2020년 작
보석 치장하고 억지웃음 웃던 '소녀'에서
상징적 동물·해골 등 외부로 전이한 욕망
채울수 없는 욕념, 상실의 불안까지 담아
  • 등록 2020-06-05 오전 12:15:00

    수정 2020-06-05 오전 12:15:00

김지희 ‘실드 스마일’(사진=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 올도 남김없이 살려낸 희고 검은 털 사이에 빛나는 푸른 눈동자. 세상에서 가장 큰머리를 가진 백호와의 눈싸움이 시작됐다. 주눅 들게 하는 호랑이의 외형도 외형이지만 값 매기기도 버거울 크라운, 매단 줄에서까지 뚝뚝 떨어지는 보석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보석’이라. 이쯤에서 떠오르는 이가 있지 않은가. 맞다. 작가 김지희(36)의 ‘실드 스마일’(Sealed Smile·2020)이다.

사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는 따로 있다. 온갖 치장으로 덮은 선글라스를 쓰고, 반짝이를 잔뜩 단 왕관을 머리에 얹은 부유하는 얼굴. 붉은 입술 사이로 치아에 얹은 교정기를 드러내며 억지웃음인 ‘실드 스마일’만 흘리던 소녀.

그 허무한 욕망이 이제 외부로 전이가 된 듯하다. 그이의 작품에서 주변부에 머물던 동물, 하다못해 해골까지 중심부로 진출했으니.

버리라는 건가, 채우라는 건가. 영원히 채울 수 없는 욕념, 잃어버릴 것에 대한 불안감은 작가의 확장한 기량을 타고 규모까지 키웠다. 웬만해선 싸워 이기기 힘든 위압감 하나로 작가는 120호(193×130㎝)를 그득 채웠다.

6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표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193×130㎝. 작가 소장. 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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