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북극]③지속 가능한 북극개발, 기술이 전부다

북극항로 11일만 횡단한 쇄빙LNG선
기후변화가 가져다준 콜드러시
기회잡기 위해서는 必환경·디지털 기술 선점해야
  • 등록 2021-06-04 오전 6:00:00

    수정 2021-06-04 오전 6:00:00

러시아 원자력쇄빙선과 함께 운항중인 야말 쇄빙LNG운반선


<북극 지방은 백야가 나타나는 북위 66도 33분선 지역부터 북극점까지의 지역을 뜻합니다. 거대한 빙하, 혹한과 눈폭풍이 지배할 것 같은 이곳은 그 어느 곳보다 기후변화에 극심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극의 변화는 인류 공동 대응을 요하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자원과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블루오션’(Blue Ocean)인 셈입니다. 파란 북극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이유입니다.

지금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우리의 갈 길에 대해 이데일리가 8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합니다.>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전무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전무] 1892년 북극해 탐험을 위해 건조되어 난센의 북극탐험과 아문센의 남극탐험에 투입된 프람(Fram)호는 인류 극지개척 역사의 생생한 증거이다. 초기 극지 탐험가들은 엄청난 빙압을 견디고 해빙에 의해 들어 올려져도 부서지지 않는 배를 꿈꾸었는데 당대 조선기술자들이 그 상상을 기술로 실현하여 극지 탐험이라는 그들의 꿈을 이루어냈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흐른 2021년 1월 16일. ‘북극항로 연중 운항’이라는 도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역사적인 날이자 우리의 우수한 조선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날이었다.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한 쇄빙LNG운반선이 북극해 서쪽 야말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를 가득 채운 채, 바다도 굳게 얼어붙는 북극의 겨울을 뚫고 동쪽으로 북극항로 4600km 거리를 단 11일 만에 횡단했기 때문이다. 배 앞뒤의 강력한 쇄빙 추진장치로 십수 미터의 얼음산맥을 관통하여 겨울에도 북극항로를 항해할 수 있다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사건이었다.

북극권 국가들은 기후변화를 위기보다는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고자 북극권 자원과 북극항로 개발을 향한 본격 채비에 들어가고 있어 ‘콜드러쉬’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80%가 매장되었다는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미국 해양 석유 매장량의 30%를 차지하는 알래스카 등 북극권역에 매장된 방대한 에너지 자원, 니켈과 구리 등의 금속 자원까지 북극권의 자원개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북극 지역에서의 지속가능한 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친(親)환경’ 수준을 넘어서는 ‘필(必)환경’의 안목과 기준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북극 자원의 안정적 개발과 운송이 보장되어야만 지속가능하다는 참 명제 아래에서 한국조선소의 독보적인 조선 기술과 극지 기술은 콜드러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필수 요소라고 하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환경의 핵심축인 ‘탈탄소화’를 지향하며 글로벌 에너지전환 추세에 발맞추고자 북극권 천연가스를 생산현장에서 암모니아 또는 수소로 변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이산화탄소 포집과 분리 그리고 저장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한국조선소의 존재감이 저탄소화를 넘어 탈탄소화 시대로 가는 흐름에서 더욱 드러날 것이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 움직임도 가속화 되고 있다. 실시간 얼음길을 안내하는 해빙 모니터링, 빅데이터 기반의 북극 기후환경 정보망,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북극해 운항데이터베이스, 극지 해상구조물의 디지털트윈 등 북극권 4차산업 혁명 시대를 한국형 스마트십 플랫폼에 융합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북극권 개발을 위해서 아직 기술적 역량이 부족하고 태생적 위험이 수반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현재의 장애들을 넘어서고 북극권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승리는 철저하게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오며 우리는 그걸 행운이라고 부른다’고 한 아문센의 말이 떠오른다. 내일 북극에서의 행운을 맞이하기 위한 길, 시작도 기술이고 끝도 기술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준용·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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