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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005930) DS부문장 사장은 9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TSMC 고객을 가져오기 위한 삼성전자만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가감 없이 말했다.
경 사장은 이어 “지금까지 TSMC에 비해 고객 서비스 및 기술이 약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느끼는 삼성전자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후공정으로 꼽히는 메모리반도체를 묶는 패키지 비즈니스를 예로 들었다.
경 사장은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을 뒤늦게 시작한 인텔에 대해선 “아직 (경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인텔이 파운드리 공정에서 고객사보다 자사 제품을 먼저 생산하려는 경향을 갖고있는 게 업계 중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카이스트 강연에서처럼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인재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직접 대학교에서 인재채용을 골자로 하는 릴레이 강연을 이어나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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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연세대에 모습을 드러낸 경 사장은 ‘어떤 강연 내용을 준비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들어보시면 안다”며 말을 아꼈다.
이후 강연이 시작하고선 학생들에 ‘삼성 반도체의 행복’을 언급하며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업무에 챗 GPT를 활용하는 것에 공감한다며 삼성전자 내부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년부터 쓸 수 있게 하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는 학생들에 “과제할 때 챗 GPT를 쓰는가”라고 물어보며 “나는 챗 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실제 삼성전자 6년차 개발자에 코드를 만들라고 하면 60분이 걸렸지만 챗 GPT를 사용하니 검사까지 하는데 10분밖에 안걸렸다”고 했다. 그는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하다”며 “내년에는 삼성전자에서 챗 GPT를 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정보 유출 우려가 큰 챗 GPT 등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면서도 자체 AI 개발 도구를 개발 중이다.
이날 경 사장 강의를 듣기 위해 500명 상당의 학생들이 몰렸다. 지난달 초 카이스트 강연을 진행한 지 한 달만으로, 이번 강연 역시 우수한 인재들에 삼성전자 DS부문을 소개하고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갖게 하고자 기획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