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DB형? DC형?..내게 맞는 퇴직연금은

임금상승 기회많은 직장인은 DB형
운용 고수익률 노린다면 DC형으로
  • 등록 2012-04-19 오전 8:30:00

    수정 2012-04-19 오전 9:20:27

[김혜령 선임연구원] 입사 1년차 A씨에게 인사팀으로부터 사내메일이 왔다.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가운데 가입할 퇴직연금 유형을 정해 담당자에게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주변 동료들에게 무엇이 좋겠느냐고 물어보니 의견이 분분하다. `나에게 무엇이 더 맞는 것일까?` 생각보다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개인병원에 첫 출근한 간호사 B씨. 진료 후 원장으로부터 근로조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급여와 4대 보험 등 다른 조건은 전에 다녔던 병원과 비슷했지만 한 가지 다른 게 있었다. 퇴직금 대신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해야한다는 것. 설명을 들어보니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외부 금융회사에 퇴직금을 미리 맡겨두는 등 이점이 있었으나 일도 바쁘고 금융지식도 부족한데 직접 적립금을 운용해야 한다니 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퇴직연금 분기별 누적액 증가 추이(자료: 고용노동부)
이 처럼 일반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이 도입되면서 퇴직연금으로 고민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50조 규모를 돌파하는 등 퇴직연금제도가 순조롭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12월부터 4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퇴직급여제도가 의무화되면서 영세사업장 근로자도 퇴직연금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DB형과 DC형 중 어떤 제도를 선택해야 할지, 적립금은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마다 현금으로 받아쓰던 퇴직급여를 은퇴시기까지 적립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키 위한 제도다. 요즘처럼 노후준비가 절실한 시대에 맞춰 한층 진화한 제도인 것이다. 여기에 퇴직연금제도에서는 회사가 퇴직급여를 미리 따로 떼어 금융회사(퇴직연금사업자)에 적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근로자들은 노후자금이 될 퇴직연금을 안심하고 확보할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에는 DB형과 DC형이 있다. DB형은 급여가 미리 정해진 방식에 따라 지급되는 제도다. 그 수준은 보통 기존 퇴직금제도에서와 같다. 회사는 약속된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사외 금융회사에 적립금을 예치하고 운용한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임금의 12분의 1이상을 가입자의 개인계정에 불입한다. 가입자는 자기 계정의 적립금을 자율적으로 운용하고 퇴직할때 원금과 운용수익을 퇴직급여로 받게 된다. DC형 가입자는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고 불입될 회사의 기여금을 어떻게 배분할 지 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DB형과 DC형 제도 중 어떤 제도를 선택해야 자신에게 유리할까? 제도의 유형을 선택할 때에 보통 DC형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 보다 높으면 DC형을, 그렇지 않으면 DB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DC형 운용수익률이 어떨지 먼저 예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형 상품의 조합에 따라 수익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실적배당형 상품의 단기수익률은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오히려 퇴직연금의 목표수익률부터 정하고 이를 DB형에서의 임금상승률과 비교해 가입할 제도유형을 정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필요 노후자금을 예측해보고 여기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민연금, 개인연금 및 기타 금융자산 및 부동산을 고려해 퇴직연금으로 달성해야하는 목표수익률을 산정한다. 그 목표수익률이 DB형에서의 임금상승률을 초과해야 한다면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DC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필요 노후자금이 3억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국민연금이 1억원, 개인연금이 7000만원, 기타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자산 5000만원을 감안하니 2억2000만원 정도의 가치가 되며 8000만원은 퇴직연금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8000만원과 회사가 납입해줄 기여금을 고려했을 때 퇴직연금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수익률이 대략 연 7%이라고 해보자. 결과적으로 임금이 이 수준으로 인상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면 DB형보다 DC형을 선택해 적립금을 7%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목표수익률은 DC형 적립금 운용방법을 선택하고 그 비중을 정하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7% 목표수익률은 4%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그렇다면 퇴직연금사업자가 제시하는 실적배당형 보험 및 펀드 등을 일부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야 하는 근로자들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금융지식을 쌓고 관련 도움을 받을 만한 곳들이 있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약식 계산기 등을 제공하는 곳이 많으며 퇴직연금제도 선택이나 상품 관련 자료들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금융기관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적극 활용하면 생각보다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금연구팀 hyeryung.kim@miraeasset.com 정리= 문영재 기자 jtopi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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