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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이자 주민 활동가인 김순영씨는 “책뜰에 작은 도서관에서 여러 모임을 시작한 이후로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들 스스로도 성장한 것을 느낀다”며 “책뜰에 도서관의 활동들이 10단지 아파트를 마을공동체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박하기만 한 아파트 단지에 주민 주도의 자치문화가 꽃피고 있다. 이 중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작은 도서관’이다. SH공사는 희망제작소와 함께 임대아파트 단지에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을 벌여 마을공동체가 형성되도록 돕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무료로 여러 교육을 진행하는 등 주민 활동가를 키우고 있다.
작은 도서관, 마을에 활력 불어넣다
“10단지는 다둥이 우선 입주아파트라는 특성이 있어서 작은도서관이 더 성공적이었어요. 엄마들이 모이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공간이 된 거죠. 특히 아이들 양육하느라 바빴던 엄마들이 책뜰에 작은도서관을 기반으로 재능을 펼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예요.”
서울 구로구 천왕지구 아파트 단지들도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천왕근린공원에서 연 ‘천왕 마을 축제’는 천왕지구 8개 아파트 단지 내 소모임 30여 곳이 함께 기획하고 준비했다. 단지 내 주부들로 구성된 아파트 작은도서관 활동가 모임도 이 가운데 하나다.
천왕지구 내 단지별 8개의 작은도서관은 서울 전역에서도 가장 의욕적이어서 ‘마을 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0~50대 주부(학부모) 120여명이 함께 모여 작은도서관 운영상의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고 분석해 해법을 찾아왔다. 이들의 관심사는 개인·가정을 넘어 도서관으로, 이제는 ‘마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주민활동가들은 8개 단지 작은도서관에 공통 준용할 관리 메뉴얼과 관리규약 개선을 준비 중이다.
안수정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된 도시 개발로 지배적인 주거 형태가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서 이웃 간의 교류가 단절되고 공동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각박한 아파트 문화를 바꿔 나가는 작은 씨앗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행복한 아파트 만들다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은 SH공사가 진행 중인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이하 행아공) 사업의 하나다. 행아공 사업은 SH공사가 희망제작소 등과 함께 2013년부터 단지 내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한 게 작은도서관 사업이다. 첫 해인 2013년엔 임대단지(월계 사슴 2단지)와 혼합단지(강일 리버파트 7단지) 2개를 선정해 단지 내 입주민 대상으로 주민 리더를 키우고,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을 펼쳤다. 희망제작소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 직접 현장 조사와 주민 인터뷰, 설문 등을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결과 입주민 참여를 통한 아파트 환경 개선, 주민커뮤니티, 봉제공방, 마을도서관, 마을 축제 등이 이뤄지고, 주민들간 관계 개선에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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