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년연장 논의 더이상 미룰 때 아니다

  • 등록 2019-06-11 오전 6:00:00

    수정 2019-06-11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아버지는 1957년생이다. 베이비붐 세대다. 기술자이신 아버지는 40년 넘게 기름 밥을 먹으며 세상을 견뎌냈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도 기술을 배우라고 하셨다. 하지만 1994년생인 기자는 기술을 배우는 대신 기자가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960년생으로 그 역시도 베이비붐 세대다. 그는 최근 정년연장 논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년문제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비슷한 이야기를 언론 인터뷰에서도 반복했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이달 중으로 논의 결과를 중간 발표한다.

정년연장 소식이 들리자 벌써부터 반발이 거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년연장은 청년 일자리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정년 연장은 결국 신규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정년연장이 반드시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이 이미 일하고 있는 업종·직종과 청년층이 취업하고 싶어하는 업종·직종간에는 차이가 큰 때문이다.

국내외 연구진들 사이에서도 “청년층과 고령층 고용 사이의 관계는 대체관계이기보다는 보완관계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일부 기업에선 정년이 늘어날 경우 인건비 지출을 우려해 신입직원 채용 규모를 조정할 우려가 있지만,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밥그릇 뺏기 싸움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 다만 연공서열형 임금구조 개편 등을 통해 세대가 일자리 다툼 우려를 잠재우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세대 갈등을 우려해 정년연장 논의 자체를 미루기에는 고령화로 인한 여파가 심각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생산가능인구는 325만명가량 줄어든다. 일터를 벗어난 한국의 노인들은 쉽게 가난해진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6년 기준 4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저출생·고령화 한국에서 정년연장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화두다. 더 늦지 않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청년과 청년일자리를 핑계 삼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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