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회사 팔고 떠나는 코스닥 창업주들

올해 창업주 최대주주 변경 6곳
경기둔화에 전방산업 부진 영향
자동차·IT 부품 업체가 3곳 달해
일부 우회상장·무자본 M&A 우려
투자땐 양수인 사업목적 살펴야
  • 등록 2019-08-05 오전 5:30:00

    수정 2019-08-05 오후 3:53:55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경기불황 탓일까. 수 십년간 피땀 흘려 일군 코스닥 상장사를 내다 파는 창업주가 잇따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코스닥 상장사 중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공시한 상장사는 48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장이전부터 줄곧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놓지 않던 창업주의 지분매각 사례는 트루윈, 이더블유케이, 에스엔텍, 에스디시스템, 엑세스바이오, 우수AMS 등 6개사(12.5%)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곳에서 50%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일부는 무자본M&A가 의심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수AMS는 양수인인 사모펀드에 2년간 제3자 지분매각 금지조항을 거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시총 1000억미만…매각가는 300억 내외

자동차용 변위센서를 만드는 트루윈(105550)의 남용현 대표이사는 2006년 5월 회사 설립이후 13년이상 유지했던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는다. 2014년 7월 코스닥 상장이후 5년만으로 지분 27.25%중 20.59%를 캡스톤인베스트 외 3인에게 매각한다. 매각가는 주당 1만1352원으로 총 258억1510만원 규모다. 남 대표의 매도후 지분율은 4.8% 수준으로 낮아진다. 변경 예정일은 12월20일.

지열발전업체 이더블유케이(258610)는 부태성 대표이사가 2009년 설립해 10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지만, 자녀를 포함한 보유지분 57.65% 전량을 310억원(주당 7285원)에 스포츠웍스에 매각키로 했다. 이더블유케이는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100억원의 유상증자 등 시가총액에 맞먹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공시한 상태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9월17일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엔텍(160600) 안경준 대표이사도 지분 33.18% 전량을 바젠에 280억원(주당 7073원)에 넘긴다. 변경예정일은 9월10일로 150억원 전환사채(CB) 발행과 140억원 유상증자 등 총 290억원의 자금조달도 병행한다.

고속도로요금징수시스템 개발업체 에스디시스템(121890)의 박봉용 대표이사는 설 립후 19년만에 보유지분 30.83% 전량을 리버스코퍼레이션외 1인에게 160억원(주당 5922.67원)에 매각한다. 변경예정일은 8월12일이다. 100억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도 추진된다. 박 대표는 2001년 회사를 설립해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말라리아독감 등 진단시약·체외진단업체 엑세스바이오(950130)의 최영호 대표이사는 지분 13.61%(368만4000주)를 우리들제약(004720)에 200억원(주당 5430원)에 판다. 우리들제약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진행된다. 변경예정일은 8월21일이다. 엑세스바이오는 2002년 설립돼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자동차 부품업체 우수AMS(066590)의 전종인 대표이사는 1983년 설립해 36년 이상 이끌어온 회사를 내놨다. 2003년 코스닥 상장 후 16년만에 처음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전 대표와 자녀 등의 보유지분 550만주 중 450만주(18.22%)를 277억7500만원(주당 5050원)에 다담하모니제1호합자회사에 넘겼다. 다만, 향후 2년간(2021년 5월24일까지) 제 3자 지분매각 금지 조항을 달았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과 함께 대규모 자금조달이 병행되는 것은 양수인 측에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이나 추가 지분율 확대를 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시 회사에 유입되는 신규자금은 없다.

전방산업 부진에 매각?…“양수인 사업목적 추가 등 관심 둬야”

최대주주이자 창업주가 공들인 회사를 파는 이유로 최근엔 자동차, IT 등 전방산업 부진이 꼽힌다.

실제 올 들어 창업주가 지분 매각에 나선 6곳중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된 곳은 에스엔텍 한 곳에 그쳤다. 엑세스바이오는 3년 연속 적자에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44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늘었다. 에스디시스템 역시 영업손실 46억원으로 3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우수AMS의 경우 영업익은 46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이 15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주당 30원의 배당금도 지급하지 못했다. 트루윈도 지난해 영업익 18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3년연속 순손실이 이어졌고, 지난 1분기엔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각각 7억원, 11억원 기록했다. 지열발전업체 이더블유케이는 지난해 영업익 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수AMS 등을 제외하면 창업주(최대주주)들이 젊은 편이지만, 회사가 힘들어져 판 것 같다”며 “상장 직후도 아니고, 상장한 지 대부분 4~5년 이상은 된 기업으로 전방산업 등이 안 좋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창업주가 매각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 6곳 중 자동차 및 IT 부품업체는 3곳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 이후 코스닥 상장사뿐 아니라 비상장사 중 자동차 및 IT 부품업체 매물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경우 상장 프리미엄이 필요한 곳들이 인수해서 우회상장하거나 무자본 M&A를 하려는 경우도 있다”며 “투자 판단이 잘 안되는 기업은 양수인의 사업목적 추가 등을 잘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창업주가 매각에 나선 6곳 중 지난 2일 종가 기준 주당 매각가를 웃도는 경우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공시한 이더블유케이, 에스엔텍 두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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