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지털 위안화 앞세워 달러 패권에 도전장

이르면 11월 11일 디지털 위안화 선보일듯
인민은행 "이제 당장 나올수 있는 단계에 도달"
2010년 이후부터 기축통화 달러 흔드는데 주력
사용자 많아야 확장성 있어..개인정보 보호 등은 과제
  • 등록 2019-09-16 오전 5:10:00

    수정 2019-09-16 오전 7:33:2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수십년간 기축통화로 군림해온 달러화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여러 방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중심의 국제통화시스템 구축을 힘을 보태온 중국은 최근 디지털 화폐를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15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약 1000억위안(17조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무창춘(穆長春) 인민은행 지불결제사 부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중국 금융 40인 포럼에서 “인민은행은 5년전부터 디지털 화폐를 연구해 왔다”며 “당장이라도 출시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 금융업계에선 이르면 11월 11일 광군제때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처음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광군제 피크 타임에 초당 9만2771건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디지털 위안화를 테스트 하기 가장 좋다는 이유에서다. 무 부사장은 디지털 위안화는 초당 30만회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 내 지급준비 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전자 형태로 찍어내는 새로운 화폐다.

중국 통화당국은 온라인 유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자금흐름의 투명성을 확보, 거시경제를 관리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이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민간에서 서비스하는 소액결제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결제 방식에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적인 이유 뿐 아니라 디지털 위안화를 내놓은 중국의 속내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흔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2010년 이후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키우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중국은 “특정 국가의 화폐를 기축통화로 하는 것은 결함이 많다”면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10월에는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다섯 번째 통화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중국은 SDR 편입에 성공한 후 SDR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2016년엔 SDR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는데 당시 환율로는 185억위안(3조1450억원)에 달한다. SDR은 국제기구나 IMF 회원국만 활용할 뿐, 일반 개인이나 기업은 보유할 수 없어 반쪽짜리 통화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중국은 SDR을 육성해야 한다며 디지털 SDR 발행도 요구하는 등 달러를 기반으로 한 국제통화시스템에 대한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 왔다.

중국이 발걸음을 재촉한 데에는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리브라’도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브라는 중국 외에 세계 각지 시장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리브라의 통화 바스켓에는 달러와 유로, 엔, 영국 파운드, 싱가포르 달러만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통화를 계기로 현재 글로벌 금융계에서 2% 수준인 위안화표시 결제를 확대하고 국제적 위상을 다지려는 중국으로선 리브라가 확산하기 전 디지털 위안화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가 뿌리를 내리려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사용자를 늘리려면 개인정보를 확실하게 보호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면 불법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자금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중국으로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시장을 처음 고안했던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개인 정보 보호와 투명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 지가 디지털 화폐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 전경 [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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