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20만 돌파' 美…국민에게 '마스크' 씌우나

백악관 TF 책임자들, 잇달아 '마스크 착용' 권고 가능성 언급
WHO도 기류변화…사무총장 "마스크 착용, 계속 평가 중"
'마스크=환자·범죄자' 분위기+사재기 가능성 등 우려도
  • 등록 2020-04-02 오전 5:00:21

    수정 2020-04-02 오전 5:00:21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이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그간의 지침을 깨고 미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의 매서운 확산 속에 이미 감염된 무증상 환자의 전파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공중 보건위생 최고 책임자로,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인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당한 무증상 확산에 대해 알게 됐다”며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을지를 알아봐 달라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요청했다”고 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 착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데서 태도가 180도 바뀐 셈이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CDC의 마스크 지침 변경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가 처음 감지된 건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이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주간은 매우 고통스러운 기간이 될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뒤, “코와 입을 가리는 조치가 필요하다. 여러분이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할 수 있다. 반드시 마스크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전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마스크 사용에 대한 권고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매우 진지한 고려가 있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기류 변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WHO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그동안 WHO는 되레 마스크를 쓰고나 벗을 때, 그리고 착용하고 있을 때 얼굴에 손을 더 갖다 대는 경향이 많다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미국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WHO의 이 같은 입장이었다.

문제는 마스크를 쓰면 병에 걸린 사람이거나 얼굴을 가리고 싶어 하는 범죄자로 간주하는 사회적·문화적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느냐, 또 가뜩이나 의료현장에서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N95 마스크 등의 사재기 현상을 어떻게 방지하느냐 등으로 모아진다.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마스크 착용의 효용성 여부에 대한 번복이 이뤄질 경우 각종 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0만2335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19일 1만명을 넘긴 뒤 불과 13일 만에 20배로 부푼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8만2361명)의 2배 , 전 세계(90만5279명)의 5분의 1 이상이다. 미국 내 사망자는 4454명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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