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때 투자' 옛말…봄바람 노리는 배당투자

작년 고배당주, 올해 활약 이어갈지 미지수
해외기업 배당 끊는 터라 업종 선별 접근필요
배당주 폭락은 `같은 원금 더큰 투자` 기회
  • 등록 2020-04-07 오전 2:00:00

    수정 2020-04-07 오전 8:46:09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올해 배당 투자는 예년만큼 짭짤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 경영실적 악화로 국내 상장사는 물론이고 해외 기업도 배당 여력이 달리는 판이라 지난해 고(高) 배당주가 올해도 배당투자 효자 노릇을 할지 단언하기 어려운 처지다. 연말 배당수익률을 높이려면 ‘배당주는 찬바람’이라는 통념을 깨고, 봄바람을 노리는 전략이 거론된다. 저가에 매수함으로써 투자한 금액 대비 수익률을 올려보자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자의타의 배당끊는 기업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작년 말 대비 지난 3일까지 24.4%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폭(17.7%)보다 부진했다.

주원인은 대표 배당주 `금융주`가 심하게 부진한 탓이다. KRX 은행과 보험, 증권 등 3개 지수는 작년 말 대비 3일까지 33.4%, 29.4%, 27.4% 각각 하락했다. 이들이 코스피 지수보다 최대 16% 더 내려서 전체 배당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경기 방어형에 해당하는 고배당주가 주가 하락 흐름에서 무차별하게 내린 경향도 감지된다. 통상 배당주 주가는 연말에 뜨고 연초에 지는데, 연초 코로나 19 하락장과 겹쳐 하릴없이 주가가 내린 것이다.

해외 배당주 셈법도 복잡하다. 한국 기업보다 넉넉한 배당금을 보장해온 선진국 증시의 상장기업 사정이 올해는 다르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가 올해 배당을 미룬 것은 상징적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이후 시가배당률을 연 11.7% 수준으로 높게 유지해온 곳이다. 이번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고배당 명맥이 끊겼다. 같은 이유에서 미국 보잉사와 델타항공도 올해 배당을 잠정 중단하고 자본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압력도 뒤따른다. 미국 코로나부양책(CARES Act.)을 보면, 자금 지원 기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과 이달 초 유럽보험연금청(EIOPA)은 역내 은행과 보험사에 `배당 중단`을 촉구한 상황이다. 이달 초 프랑스 기반의 세계 유수 투자회사 아문디가 올해 배당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이에 따른 반응이다.

배당주를 둘러싼 숫자를 보면, 이들 기업이 놓인 척박한 환경이 감지된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고배당지수(High Dividend Index)는 연초 이후 41.7% 내려 같은 기간 S&P500 지수 하락폭(22.9%)보다 곱절 가량 큰 상황이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은 “기업 스스로 배당을 늘리려고 해도 여력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올해 인컴 자산 가운데 채권과 리츠보다 배당이 힘든 한해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찬바람 아니라 봄바람이 기회

무너진 증시에서 기회가 솟듯, 배당주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배당주도 선별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금융주는 고배당 주식으로서 주목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처지가 바뀌었다. 최근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금융사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하는 탓이다. 조만간 금리가 오르리라는 기대도 약하다. 지난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을 겨냥해 “배당을 자제하라”고 언급해 부담을 키웠다.

이런 흐름이라면 예년만큼 배당성향(당기순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유지할 종목이 우선이다. 수출과 금융 기업보다 내수에서 답을 찾으려는 기류가 있다. 유틸리티(한국전력(015760), 한전KPS(051600))와 통신주(SKT(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식음료(KT&G(033780)), 인프라(맥쿼리인프라(088980)) 등 전통 배당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거론된다.

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주식본부 운용2팀장은 “변동성 장세에서 성장주와 테마주를 오가기보다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를 고려할 시기”라며 “거친 장을 겪으면서 평년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지(지속성)와 예년만큼 배당을 주는지(수익성)를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찬바람이 아니라 봄바람이 배당 투자 적기라는 `발상 전환형` 조언이 붙는다. 통상 배당주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배당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오르는 편이다. 가격이 내려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이다.

예컨대 SKT는 지난해 1주당 1만원을 현금으로 배당했는데, 시가배당률(주당 배당금이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다. 평균 약 27만원을 주고 SKT 주식을 산 투자자가 1만원을 받았다는 의미다. 만약 6일 19만500원으로 마감한 SKT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올해 주당 현금배당 1만원을 받으면 시가배당률은 5.2%로 커진다.

같은 값으로, 더 값진 투자를 할 시기라는 말이다. 윤태환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팀장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데도 하락장에서 주가가 크게 내린 종목에 접근하면, 똑같은 배당을 받더라도 투자 원금 대비 수익이 커져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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