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넘보는 K뮤지컬, 청년 문제·고독사로 눈 돌리는 이유

[소재 다양화 앞장서는 뮤지컬 제작사들]
EMK, 장보고·장영실 등 역사 소재 뮤지컬 선보여
'우영우'도 뮤지컬 제작…"새 관객 유입 위한 기획"
PL엔터, 고독사 다룬 '어차피 혼자' 첫 선
"새 소재 발굴, 시도 넘어 완성도까지 갖춰야"
  • 등록 2022-09-01 오전 6:30:00

    수정 2022-09-01 오전 10:06:2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이겨내고 급성장 중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뮤지컬시장은 약 1826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흥행 대작들의 개막이 이어지고 있어 뮤지컬계 내부에선 뮤지컬시장이 연말엔 40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뮤지컬 제작사들이 동시대적 이슈로 뮤지컬 소재 다양화에 앞장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가 그 선봉에 서있다. 그동안 ‘모차르트!’ ‘레베카’ ‘웃는 남자’ 등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을 주로 선보여온 EMK는 최근 한국적인 소재의 뮤지컬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오션스’에 출연하는 배우 윤소호(상단 왼쪽부터), 진호, 김찬호(하단 왼쪽부터), 김지휘의 연습 장면. ‘오션스’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그동안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을 주로 제작해온 EMK가 한국적인 소재로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그 첫 작품인 창작뮤지컬 ‘오션스’가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쇼케이스로 공연한다. 통일신라 시대 동방 국제 무역의 패권을 장악한 ‘해상왕’ 장보고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이다. 신라시대 계급 제도인 골품제가 부(富)와 가난이 대물림 되는 현재와 비슷하다는 발상이 작품 배경에 깔려 있다. 천민 출신으로 해상왕의 꿈을 이룬 장보고를 통해 청년 세대에 꿈과 희망을 전한다. 내년 정식 초연을 준비 중이다.

장애와 차별 등 한국 사회의 여러 이슈를 다뤄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EMK가 최근 뮤지컬 제작을 결정했다. 2024년 뮤지컬로 탄생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 속 3개의 에피소드를 무대화한 3편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베스트셀러 소설 ‘한복 입은 남자’도 뮤지컬 제작을 결정해 2025년 무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원 EMK 부대표는 “한국 뮤지컬시장의 발전과 산업의 확장을 위해서는 기존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관객 유입을 위한 다양한 기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새롭고 신선한 소재 개발과 다양한 장르에 대한 시도와 도전이 중요하기에 해당 작품들의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EMK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소재와 장르에 대한 시도와 도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공연제작사 겸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PL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사회의 이슈 중 하나인 고독사 문제를 다룬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어차피 혼자’다.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 ‘빨래’의 추민주 작가·연출가, 민찬홍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PL엔터테인먼트는 앞서 시조를 소재로 한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을 제작해 뮤지컬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작품은 외로움을 외면하고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산장아파트와 남구청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조정은, 윤공주가 남구청 복지과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담당하는 독고정순 역을, 배우 양희준, 황건하가 남구청 복지과 신입사원 서산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2013년 CJ문화재단의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낭독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9년 만에 정식 공연화가 결정됐다.

PL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뮤지컬 ‘어차피 혼자’에 출연하는 배우 조정은(상단 왼쪽부터), 윤공주, 양희준(하단 왼쪽부터), 황건하의 캐릭터 이미지. ‘어차피 혼자’는 한국 사회의 이슈 중 하나인 고독사를 다룬 작품으로 뮤지컬 ‘빨래’의 추민주 연출, 민찬홍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사진=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낭독 공연을 통해 모두가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 작품이 다시 떠올랐다”며 “연간 사망자 100명 중 1명이 무연고 사망자이며,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1인 가구는 20%인 현실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한국 뮤지컬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흥행에 안정적인 작품을 주로 올렸다면, 이제는 급속한 시장 팽창에 따라 새로운 소재 발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확대를 위한 뮤지컬의 소재 다양화는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다만 시도에서만 그치지 말고 트라이아웃, 프리뷰, 워크숍 등의 작품 개발 과정을 잘 거쳐 초연부터 잘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함께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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