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 고율관세 연기됐지만 최악 대비해야

  • 등록 2019-05-20 오전 6:00:00

    수정 2019-05-20 오전 6:00:00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차량에 대해 고율관세(25%) 면제 조치가 내려질 전망이라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면서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율관세 결정이 오는 11월까지 미뤄지게 됐으며, 당장은 미국 수출전선에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이 이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국가안보 위협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한국과의 FTA 개정으로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완화조치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고율관세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수출 실적이 자꾸 뒷걸음치는 요즘 상황에서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고율관세 부과 제외 방침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이 단지 6개월 연장됐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 자동차 관세를 카드로 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이테크 기술이 들어간 일부 자동차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모든 차량에 고율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없지 않다. 그가 최근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을 거론하며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나라”라고 표현했다는 사실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고율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산 차량의 미국 수출가격은 12%까지 올라 경쟁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긴밀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 등 정부와 업계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 자동차업계도 가격 인하와 수출선 다변화 등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여부와는 별개로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개혁, 기술혁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생산성 하락에 관계없이 제 밥그릇만 챙기려는 노조가 각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도 전문인력 보강 및 새로운 통상전략 개발 등으로 협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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