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좌관이다]금배지 도전? '의원급 보좌관' 전성시대

과거 보좌진은 정치인 등용문..유시민도 보좌관 출신
급여수준·사회적 평판 좋아 직업인으로 선택 늘어
전문성 갖춘 보좌진 선호도 높아..출마땐 마이너스 요인
  • 등록 2019-06-20 오전 6:05:00

    수정 2019-06-20 오전 8:28:30

이해찬 민주당 대표 보좌관으로 정계 입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처음 국회에 들어올 땐 정치를 하고 싶었죠.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일을 해 보니 정치란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거 같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보좌관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현직 40대 보좌관)

과거 국회 보좌진은 정치 등용문 같은 자리였다. 국회의원과 함께 일하며 의원의 역할과 정치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재선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는 13대 국회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또 과거 ‘3김’으로 대표되는 계파정치가 횡행하던 시절에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해선 계파 수장이나 중간 리더들의 보좌진을 하는 게 일반적이기도 했다.

다시말해 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좌진을 거쳐야 했다. 또 보좌진을 하는 사람들은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인으로서 일을 하기 보다는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보좌진이란 자리를 여기는 게 보통이었다. 실제로 과거에는 보좌진을 하다가 국회의원에 도전하거나 지방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출마하는 일이 흔히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게 직업인으로 보좌진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현직 보좌관은 “과거에는 보좌진이 거쳐가는 자리라는 생각이 많았고, 오히려 오래 있으면 무능력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많이 바뀌었다”며 “급여 수준이나 직업 인식면에서 좋다는 생각에 직업으로 보좌진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일례로 국회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보좌관의 평균재직 기간은 16대(2003년 9월 30일 기준) 때 4년이었지만 19대(2014년 9월 30일 기준)에는 6년 7개월로 2년 7개월이 늘었다. 이같은 경향은 비서관이나 비서 등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그만큼 한번 보좌진으로 들어오면 오랫동안 근무한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에 비해 상임위원회의 역할이 커진 것도 보좌진의 직업인화를 부추겼다. 국회의 정책·입법 기능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이 보다 중요해졌고, 각 상임위에서 전문성을 갖춘 보좌진들의 몸값이 높아졌다. 한 국회 관계자는 “보통 보좌진은 모시는 의원의 재선 여부에 따라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잃게 되는데 각 상임위마다 전문성을 갖춘 보좌진들은 새롭게 원 구성이 될 때마다 힘께 일을 하려는 의원들이 많아 자리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한 상임위에서만 자리를 잡아도 보좌진으로 계속해서 일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와 달리 보좌진 경력이 총선 등 선거 출마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보좌진을 오래하게 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20대 국회의원들만 봐도 보좌진이나 당직자 출신은 10여명으로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법조인, 관료, 언론인, 전문직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정치권 밖에 있다가 영입이 돼 국회의원이 된 경우가 많다. 차기 총선 출마를 고려하는 한 보좌관은 “정치 혐오, 정치 불신이 높다보니 정치권에 오래 있었다고 하면 유권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은 이유 때문에 출마를 생각하다가 포기하는 보좌진들도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국회에 오랫동안 있는 보좌관들을 보고 ‘의원급 보좌관’이란 자조섞인 호칭으로 부르기도 한다”며 “과거 보좌관하면 정치적 욕심도 있고 본인의 정치 철학이나 사명감도 뚜렷했는데 지금은 그런 색깔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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