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9조 9406억원, 49조 2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5조 9214억원), 영업이익은 50.5%(50조 1765억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R&D 제외한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액)도 65조 1651억원에서 54조 3264억원으로 16.6%(10조 8387억원) 줄었다.
30대 그룹의 수익 급감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삼성과 SK(034730) 등 두 곳의 영업이익 감소액만 각각 28조 8793억원(-68.8%), 15조 4687억원(-65.7%) 등 총 44조 3480억원이 줄었다. 이는 전체 감소액의 88.4%에 해당한다.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감소한 그룹은 이들 두 곳이었다. 또한 LG 2조 1845억원(-50.1%), 한화 1조 6046억원(-64.7%), GS 1조 1348억원(-32.7%) 등이 1조원 이상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40% 수준인 12곳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이 신차 투입 효과 등으로 지난해 3조 6004억원에서 올해 5조 4490억원으로 1조 8485억원(51.3%) 증가,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늘었다. 이어 농협(4325억원·53.7%), 효성(2390억원·136.2%), 영풍(2202억원·56.0%), KT&G(1277억원·16.8%), 교보생명보험(1136억원·14.4%) 등의 순으로 수익이 늘었다.
30대 그룹의 투자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30대 그룹의 올 3분기 누적 투자액은 54조 3264억원(유형자산 취득액 48조 4578억원·무형자산 취득액 5조 86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10조 8387억원) 감소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투자를 늘린 그룹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6곳인데도 전체 투자액이 줄어든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를 크게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