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의 허상…고용정보원 "목표인원만 늘려 부작용 속출"

무리한 선발로 중도포기자 속출
결국 반복참여율 43%까지 올라가
추경호 "일자리 분식행위 멈춰야"
  • 등록 2020-09-21 오전 12:00:01

    수정 2020-09-21 오전 7:17:20

지난 5월 경기도 수원 수원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고용정보원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노인일자리 사업이 과도하게 커져 적절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업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에게 정부가 쓰레기줍기나 교통 안내 등의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해 정부 투입 예산만 1조1913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내년에는 1조3200억원을 들여 노인일자리를 80만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제출받은 ‘2020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용정보원은 올해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해 “과도한 물량 확대로 적절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노인일자리 목표인원의 지속적 증가로 부적격 대상의 참여 제한이 어렵다”며 “무리하게 선발을 진행해 중도 포기자나 불성실 참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노인일자리가 확대하는 상황에서 중도 포기자나 불성실 참여자의 증가는 결국 기존 참여자의 반복참여율을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노인일자리 사업의 반복참여율은 42.6%로, 전체 직접일자리 사업 평균(16.4%)에 3배 가까이 높았다.

아울러 노인일자리 사업 운영기관이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양적 확대로 부적격 참가자 모집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 노인 대상 일자리 사업들의 증가로 사업 간 유사·중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사 사업 간의 조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고용정보원은 보고서에서 “현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 양적 확대는 충분히 이뤄졌다”며 “일자리 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실질적으로 사업 참여가 필요한 분들 위주로 적절한 규모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의원은 “정부는 세금일자리 확대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처럼 꾸미는 분식 행위를 멈추고 민간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데 애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관계자는 “모집과 관리가 힘들다. 인원이 더 이상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필요한 분들이 참여하지 않다보니 중도포기도 많아지고, 일하실 때 성실함도 떨어진다. 선발기준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정보원은 다른 정부 일자리 사업에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일용직 훈련 사업인 ‘건설근로자기능 향상 및 취업지원’ 사업의 한 학원 관계자는 “훈련에 타일, 방수 과정이 많은 건 비용이 적게 들어서”라며 “사실 학원들의 이윤 창출을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고용정보원은 아울러 무직 청년 등에게 직업 상담·훈련·알선 등 고용서비스를 종합 제공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대해서도 “참여자가 직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첨삭한 이력서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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