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신 못 차린 여권, 이런 인적개편으로 민심 수습될까

  • 등록 2021-04-19 오전 6:00:00

    수정 2021-04-19 오전 6:00:00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주말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각료·비서관 일부를 교체했다. 여권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와 5월 문 대통령 임기 종료까지 1년 가량의 집권 말기를 책임질 국정 지도부의 틀을 국민 앞에 내놓은 셈이다. 민주당은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 경선 절차에 들어갔고, 이번에 지명된 각료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그러니 여권의 인적 개편이 완성된 것은 아직 아니다. 하지만 그 성격과 방향은 이미 확연하다.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호중 의원은 친문 강경파다. 야당은 윤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여권의 입법독주를 실행한 장본인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 자신의 선출 후 일성도 “개혁 입법의 중단 없는 추진”이다. 야당과의 협치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다. 새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청와대는 “통합형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영남 출신으로 여당의 험지인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코 앞에 둔 시기에 여당 정치인인 그가 과연 중립·포용적인 국정 운용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장관으로는 관료 4명과 과학자 1명이 내정돼 실무형으로 평가된다. 안정적 정책 운용을 의도한 인사이겠지만 여당의 입법독주를 견제해줄 진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친문인 최재성 전 의원에서 비문인 이철희 전 의원으로 바뀐 것은 야당과의 소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 하지만 의원 시절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직접 피아노로 연주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문 대통령에게 아부했던 박경미 전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된 것은 뜨악하다. 백신 확보 차질이 국민적 걱정거리가 된 마당에 “백신 구매 서두를 필요 없다”고 했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신설된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임명된 것도 그렇다.

여권에선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너도나도 “반성과 쇄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인적 개편 내용을 보면 그건 다 빈말이었던 모양이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기에나마 진정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던 일각의 기대는 저버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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