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클리닉]각 분야 교수진 유기적 협진... 유방암 치료 새 모델 제시

강남세브란스 유방암센터, 유방암 전문 의료진 유기적 협진 통한 치료 패러다임 전환
유방암 환자 생존율 향상 목표로 활발한 임상연구 진행
  • 등록 2021-08-31 오전 6:18:43

    수정 2021-08-31 오전 6:18:4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A씨(여·40)는 지난 1월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3기 진행성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내유림프절과 쇄골상림프절이 전이된 상태로,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유방전절제술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A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교수진과 면밀한 치료계획을 수립해 보형물 삽입이 아닌 유방복원술(유방재건술)을 통해 3기 암에도 불구하고 유두를 보존할 수 있었다.

◇국내 유방암 환자 18년새 4배 넘게 증가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한 암세포로 이뤄진 종괴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유방의 유관과 유엽에서 발생하는 암을 일컫는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암세포가 퍼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지난 2000년 6000명에서 2018년 2만 8000명으로 18년 새 300% 넘게 증가했다.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이같은 유방암 환자의 꾸준한 증가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바로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정기 건강검진 확대’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지방식 식단, 만혼, 비출산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여성호르몬이 오래 노출되면서 유방암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또 주기적으로 유방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조기에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센터 개념의 ‘유방암 클리닉’을 도입했다. 유방외과·성형외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병리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각 분야 유방암 전문 교수진이 힘을 모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유기적인 다학제 협진으로 난치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에 집중한다.

이러한 긴밀한 다학제 협진으로 센터를 찾는 환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해 센터에서 실시한 유방암 수술 건수는 729건으로, 452건 수준이었던 5년 전과 비교해 61% 증가했다. 외래 환자 역시 지난 2016년 2만 1777명이었으나, 지난해 3만 7650명으로 5년 만에 150% 늘어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유방암수술중방사선치료(IORT)를 실시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하거나, 수술 후 국소재발이나 뼈, 뇌 등에 전이된 경우에 완화요법 목적으로 실시한다. 유방암수술중방사선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시행하던 방사선 치료를 수술 중 수술실에서 실시해 한층 더 발전된 치료를 제공한다.

기존 방사선 치료 기간보다 1~2주 정도 치료 기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으며, 수술 중 암이 있던 자리 주위만 국소적으로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유방 전절제술을 받는 유방암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유방 동시복원 수술을 시행한다. 센터는 0기 유방암부터 선행화학요법을 받는 3기 유방암에 이르기까지 유방 동시복원 수술을 진행한다. 유방하주름을 이용한 수술 방법을 통해 뛰어난 미용적 효과를 보여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진료 뿐아니라 임상연구 등도 활발

또한 1990년대부터 림프부종을 유발하는 액와부 림프곽청술 대신 ‘감시림프절 생검술’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감시림프절 생검술은 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됐는지를 확인해 나머지 액와부 림프절을 보존하는 치료로, 광범위한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센터는 진단 당시에 림프절 전이가 있더라도 선행화학요법 및 반응평가를 통해 제한적 림프절 절제술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안성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교수(유방외과)는 “유방암은 각 개인에 따라 항암치료, 표적치료 등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며 “암 기수가 높아도 선행화학요법 뒤 유방 부분절제술이 가능한 반면, 상피내암과 같은 초기 암이라 하더라도 범위에 따라 유방 전절제술을 해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치료 경험에 귀 기울일 필요 없이 주치의를 믿고 치료 방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유방암수술 700례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유방암수술 900례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양질의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완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유방암 환자의 정밀 의료를 통해 유방암 기전을 밝히고 새로운 표준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 힘쓴다. 일례로 지난해 한국유방건강재단의 ‘BRCA1/2 유전자 검사비 지원사업’에 선정돼 검사 비용을 지원한다. 유방암 환자 100여명의 가족에게 유전자 검사를 지원하고 유전상담을 통한 가족적 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유방암 아형 중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삼중음성유방암의 분자아형 분류를 통한 개인 맞춤형 치료에도 힘쓴다. 삼중음성유방암이란 유방암 치료 표적이 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GR) 및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의 발현이 없는 유형의 유방암을 말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 다른 유방암 아형에 비해 2~3년 이내 조기 재발이 흔하다. 내장기관 전이도 다른 아형의 유방암보다 빈번해 생존율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센터는 환자별 분자아형 분석을 통해 표적치료를 탐색하는 등 유방암 환자의 치료성적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와 함께 센터는 지난해 6월 연세대 의과대학 부속 ‘강남세브란스 유방암정밀의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유방암의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기초, 중개, 임상 연구 전반에 걸쳐 유방암 치료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 연구소는 유방암 신약 개발 및 분자 생물학적 이해를 높이는 활발한 중개연구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 △단일세포분석을 통한 유방암의 이질성 및 전이 기전에 관한 연구 △유방암 당 대사 조절 기전 규명 및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 △유방암 면역 바이오마커 발굴 및 면역치료제 효과 분석 △기초 및 중개연구 결과의 임상 연구로의 연계 및 국내외 다기관 임상 연구 등에 매진한다.

안성귀 교수는 “향후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국내 유방암 환자의 맞춤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재발 및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하고 정확한 치료기술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유방암 환자 검사 자료를 함께 살피며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다학제 협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 배숭준 교수(유방외과), 안성귀 교수(유방외과), 정준 교수(유방외과), 김지형 교수(종양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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