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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변호사 된 고법부장 "법대 높이 걸맞은 판사 책임감 중요"

[인터뷰]강경구 前부장판사, 변호사 개업 1년 소회
"재판 하다 재판 받으니 절차적 배려 필요성 절감"
"당사자 애로 사항 더 많이 살폈어야 하는 아쉬움"
  • 등록 2022-01-07 오전 6:30:00

    수정 2022-01-07 오전 6:30:00

강경구 전 부장판사가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무영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판사들이 앉은 법대는 매우 높습니다. 법대의 높이만큼 판사의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강경구 전 수원고법 부장판사(현 법무법인 무영 대표변호사)는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무영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판사 시절의 소회’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판사들의 재판 진행은 재판 당사자들에게 중요한 요소다. 판사에 대한 이미지는 곧 법원 신뢰와 직접 연결된다. 변호사들로부터 ‘우수 법관’에 선정되는 판사들이 있는 반면, 일부는 고압적 재판 진행 등으로 ‘갑질 판사’로 지목되기도 한다.

26년 동안 ‘재판을 하는’ 입장이었던 강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법원을 나온 이후 ‘재판을 받는’ 입장이 됐다. “법대의 높이를 새삼 실감했다”는 그는 지난 11개월 동안 재판을 받으며 판사 시절에 다소 미진했던 점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고 한다.

강 전 부장판사는 “변호사가 돼 재판 당사자들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게 되니 그들의 어려움이나 애로 사항을 깊이 살필 수 있게 됐다”며 “법원에 있을 때도 이 부분을 더 세밀하게 살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판사들이 그렇듯 나 역시도 늘 공정하고 편파적이지 않게 재판을 진행하려 노력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며 “절차적으로 조금 더 세밀하고 친절한 배려가 필요했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판사의 권한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는’ 입장이 되고서야 그 위력을 실감했다. 강 전 부장판사는 “재판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판사는 절대 권력을 가진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주어진 권한으로 당사자들을 더 많이 배려했다면 당사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법관의 꽃’으로 불렸던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마지막 기수(사법연수원 24기)였던 강 전 부장판사는 서울고법과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7년 간 행정재판을 담당하며 조세·행정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3년 서울고법 근무 당시, 외박 기간 동안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했던 육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 사건의 주심을 맡기도 했다.

강 전 부장판사는 당시 졸업 한 학기를 앞두고 있던 육사 생도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주말 외박 동안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당했던 사건에서 “육사의 동침 및 성관계 금지 규정은 과잉 적용할 경우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생도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 이후 육사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3금 제도(금혼·금주·금연)를 60여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그는 이 사건을 예로 들며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서 법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음에도 법원이 이 같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 강 전 부장판사의 믿음이다. 그는 “법원의 인적 구성은 매우 뛰어나다. 다수 판사들의 재판에 대한 열정과 고민이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을 지탱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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