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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에너지전환, 양수발전에 주목해야 할 이유

  • 등록 2022-01-19 오전 6:30:00

    수정 2022-01-19 오전 8:20:23

[이종석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수석연구원] 산업화가 이뤄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를 잘 생산하고 관리하는 것은 과거 국가 운영의 근본이었던 치산치수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됐다. 한순간도 전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각국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50년 이전에 탄소배출 없는 전력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핵심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위주로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의 6% 수준에서 2050년까지 60~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대표적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전기 생산에 필요한 햇빛과 바람이 있는 시간에만 전력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흐리거나 눈 또는 비가 오는 날, 바람이 일정 속도 이하로 부는 시간에는 필요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이때는 부득이 석탄이나 가스발전 같은 탄소배출 발전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햇빛과 바람에 의지하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시스템은 화석연료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에 주로 의지하던 전력시스템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런 특성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어렵게 하고 있지만 극복할 방법은 있다.

현대의 전력시스템은 100여 년 전부터 전력의 저장을 위해 수력 및 양수발전 기술을 활용해 왔다. 이 기술을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 역할을 하는 시기에 에너지 저장에 활용할 수 있다. 양수발전은 전력의 수요가 낮고 비용이 저렴한 시간에 물을 펌핑해서 상부저수지에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수요가 많고 비용이 높은 시간에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상부 저수지에 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밤이 되거나 바람이 약해져 재생에너지 발전이 줄어든 시간에 상부 저수지의 물을 방류해 수차를 돌려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화석연료 발전기의 운전을 최소화할 수 있어 탄소중립도 앞당겨 실현할 수 있다.

양수발전 기술과 시스템은 100여 년 전부터 개발ㆍ적용된 성숙한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도 대형화, 장주기화, 효율화를 이뤄 전력부문 탈탄소화를 가능하게 할 핵심기술로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양수발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에 연계 활용하면 기존의 배터리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에너지 저장의 대용량화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장시간 동안 전력을 저장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한번 건설하면 100년 이상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점은 사용수명이 10년 정도인 화학재료 기반의 배터리 저장장치가 넘볼 수 없는 강점이다.

에너지 저장장치가 없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태양광, 풍력으로 아무리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해도 에너지 저장장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수요를 초과하는 전기를 버리거나,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이런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의 효율성은 저하될 것이다. 이는 마치 부족한 철도나 도로의 추가 건설 없이 녹색교통을 외치며 열차나 전기차를 만들어 보급·확대하는 정책과 다름 없다. 따라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 노력과 함께 양수발전과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를 선제적으로 충분하게 준비해 나아가야 하며, 이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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