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과 네트워크 효과의 중요성[116]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2-01-29 오전 8:50:36

    수정 2022-02-03 오전 9:37:03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제조 현장 활동이 중요하다. 현장 활동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컴퓨터가 서로 역할을 나눠 실시간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경영정보 시스템(ERP, MES)에서는 돈과 사내외(社內外) 정량적인 공급망(in-bound, out-bound SCM) 정보의 흐름을 처리하는 프로세스와 업무지시, 언어, 문자, 동영상 등으로 주고받은 방대한 양의 정성적(定性的)인 정보가 통합되어 포괄적으로 최적화되어 처리된다. 그런 기업을 일반적으로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기업이라고 인식해 왔으며 거의 모든 선진 기업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으로 미래를 대비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제조 산업은 전사적(全社的) 관점의 스마트팩토리와 3D 기반 메타버스(metaverse)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플랫폼과 네트워크(network)는 기본이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연결의 힘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과 센서 네트워크(sensor network)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센서 네트워크는 수많은 소형의 센서 노드(node)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센서 네트워크 기술은 컴퓨팅 능력과 초경량, 저전력의 능력을 갖춘 센서 노드를 응용 환경에 배치하고 자율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후에 노드(node)로부터 획득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감시, 제어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좁은 의미로의 센서 네트워크는 센서로 감지가 가능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그대로 또는 가공하여 무선 송수신 장치를 이용하여 외부로 전달하는 일련의 시스템이고, 넓은 의미로는 센서 네트워크와 더불어 센서 노드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운영체제, 미들웨어, 모니터링 시스템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시스템이다.

더 나아가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 네트워크 협업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가시성(可視性)을 확보하는 것도 플랫폼의 직접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을 활용하고 기능과 프로세스가 서로 다르게 상호 작용하더라도 연결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통일시켜야 하는 이유는 기존의 미들웨어나 하드웨어 표준을 요구하던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은 프로세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구성하는 표준(標準)인 것이다.

참고로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는 노드(node)와 링크(link)다. 노드는 네트워크 참여자(사용자, 판매자, 컴퓨터 등 사람/사물)이며, 링크는 노드 사이의 연결(단면, 양면, 다면)이다. 즉 단면 네트워크는 사용자 그룹이 하나라서 링크(link)가 그룹 내에서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이메일 등이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늘수록 사용자 간 연결 가능성이 높아져 네트워크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직접 효과라고 하는데 노드 간 연결 강도가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편, 다면(양면) 네트워크는 사용자 그룹이 두 개 이상으로 연결은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쿠팡이나 배민같이 판매자 그룹과 구매자 그룹이 나뉘는 매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아마존에서 구매자가 많아지면 판매자가 판매할 대상이 많아져 플랫폼 가치가 높아지고, 반대로 판매자가 많아지면 구매자는 구매할 대상이 많아져서 선택지가 많아 결과적으로 플랫폼 가치가 높아지는데 이를 교차 네트워크 효과라고 한다.

그러므로 플랫폼(platform)은 누구나 쉽게 이용하기 편리하게 해준다는 의미이며, 기차역처럼 사람들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편평한(plat) 장소(form)다. 하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조금 다르게 “편평(扁平) 하다”라는 특성 위에 블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편리하게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제조 산업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나 현재 또는 미래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아날로그 기술과 하드웨어 플랫폼이 중요하다. 제조업은 하드웨어를 고객이 요구하는 맞춤 개인화 제품을 적기 맞춤(Fit in Time)과 다품종 대량생산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그래서 품질관리와 표준화가 중요하며 프로세스와 자동화가 필수적이다. 또한 스마트팩토리의 하드웨어 플랫폼에서는 제조 현장 작업자의 컨디션에 따라 품질이 변하지 않게 해주고 품질이 일정해지고 생산 원가가 안정된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 하드웨어 관점은 이와 같은 “프로세스”와 “물리적 장비”가 기본적인 플랫폼이다.

그리고 제조 산업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은 바이오 제품의 경우 구성하는 원부재료, 자동차의 경우 엔진, 조향장치가 똑같다는 뜻이다. 여기엔 품질검수기준 및 부품 규격, 그리고 제조 프로세스와 같은 것도 포함이 된다. 이러한 요소가 동기화되어야 플랫폼 운영과 복제가 가능하고, 제조 공장을 확장할 때 효율적이다. 즉 스마트 팩토리의 하드웨어 플랫폼은 공정의 표준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과 맞춤 개인화 제품(make-to-order)을 제조하는 필수적인 기반과 도구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제품을 연구 개발하기 쉽게 여러 가지 환경을 제공해 주는 “연구개발 플랫폼”, 생산과 공급망 그리고 고객을 연결하는 “제조 운용 플랫폼 경영”의 전반적인 룰과 자산을 관리하는 “경영관리 플랫폼”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는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해 주고 제조관리, 주문관리, 배송관리, 콘텐츠 관리, 구매관리, 고객관리,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여 제조 실행 역량을 극대화하는 “실행력”도 스마트팩토리 소프웨어 플랫폼이며, 아래 그림에 제시되고 있듯이 스마트 팩토리의 플랫폼을 하드웨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구분하여 융복합(融複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 사이버 물리 시스템(H-CPS) 관점(觀點)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면서 시대적 큰 개념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이야기하고,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 아날로그와 디지털 융합 기술이 강조되는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플랫폼과 네트워크 효과는 필수적인 제조 경영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제조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생산 규모가 증가할수록 생산 비용이 적어져 편익을 누리는 것이라면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이용자 간 상호작용이 늘어나게 되고 이곳에 생산자나 공급자 등 여러 경제 주체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제품의 사용 가치가 늘어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조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 비용 감소와 생산성 향상이었다면, 플랫폼과 네트워크 효과는 가치 상승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갖춰진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은 이 효과 때문에 다른 기업들의 진입을 막을 수 있어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經濟的 垓子: 경쟁자들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진입장벽 혹은 장기적인 경쟁우위)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이용자가 계속 해당 플랫폼에 머물고 다른 사용자들도 유입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계속해서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또한 이용자를 잡아두기 위한 플랫폼 기업들은 “락인(Lock-in)” 전략을 사용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대표적인 개념이 서비스와 제품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품의 서비스화와 서비스의 제품화(productization & Servitization)이며, 경험을 사고파는 경제활동이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튜브는 무료지만 광고는 봐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다만 소비자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포기할 수 없기에 광고를 원하지 않는다면 프리미엄을 사야 하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또한 아마존의 경우 많은 할인 혜택과 많은 상품 종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아마존을 계속 이용하게 만들고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을 높여 소비자는 아마존에 지속적으로 ‘머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제조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플랫폼에 의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가 어려운 것이다. 생산 현장의 이상적인 환경 조성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5G, 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 엣지와 포그(edge & fog) 컴퓨팅, IoT, IoB, AI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의 플랫폼은 미래 제조업의 생존과 결부해 생각해야 한다. 플랫폼 관점에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명확한 개념 설계가 필수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유통경로의 다각화(O2O, O4O)가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장과 생산의 변화가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또는 대량생산으로 바뀌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고객의 다양화와 개인화(personalization)가 있다. 그러한 시장의 변화에 의해서 고객 경험 중심 공유 기반(shared platform)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그것은 빅데이터(Big Data)를 중심으로 생산과 고객 대응력을 융합하는 스마트 팩토리, 더 나아가 스마트 공급망 관리(SCM)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무엇이 낭비인지 가치인지 면밀히 파악해야 생산 전략이 잘 수행될 수 있다. 그것을 해결해 주는 시스템적인 개념은 사람 중심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h-CPS, Human Cyber Physical System)이다. 사실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솔루션은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을 제조업에 구축하는 것이다. 마치 유통 산업(On-line to Off-line, On-line for Off-line)에서처럼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디지털화를 통해 가치의 흐름(Value Stream)을 파악하고 피지털(physital) 기반 제조 현장을 운용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중요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기업들이 자생적인 가치 창출 활동을 위해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공유 기반 플랫폼(Shared Platform)으로 제조업의 생산 흐름을 선도해야 한다. 1990년대 푸시(PUSH) 방식과 2000년대 풀(Pull) 방식을 넘어 ‘실시간으로 밀고 당기는(PUSH & PULL) 제조 플랫폼 시대’가 이미 온 미래이다. 풀(Pull) 전략은 다품종 개인화 맞춤 생산을 기반으로 생산 시스템이 공급망(SCM)과 연계돼야 한다. 반대로 푸시(Push) 전략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2~3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용된 생산 전략이다. 물론 지금도 푸시 생산 전략으로 대량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푸시 전략보다는 풀 전략으로의 전술적인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의 속성은 지속적인 개선(CPI, Continuous Process Improvement)이 본질이다. 제조업에 있어서 변화 관리는 생활이고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개선활동을 통해 제조업의 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일은 필연이자 생존의 기본이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는 변화 그 자체를 준비하는 것이다.

변화 관리를 잘하는 기업이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과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한 기업이 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이듯이 “성공한 비즈니스”가 플랫폼이 되는 것과 플랫폼이 “성공한 비즈니스”가 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흔히 첫 번째 경우를 두 번째 경우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듯이 애플이나 구글이 플랫폼을 잘 만들어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성공한 사업을 플랫폼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제조업이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은 기존의 사업 모델을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으로 바꿔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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