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넘는 배춧값…"이젠 부자들만 김치 먹겠다"

배추 가격 급등에 자영업자·주부들은 '한숨만'
포장 김치도 가격 상향 조정..대형마트 입점량도 절반으로 '뚝'
본격 김장철 앞두고는 안정세 찾을 예정..11월 수확량 늘 것
  • 등록 2022-09-26 오전 7:18:45

    수정 2022-09-26 오전 7:18:4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폭염과 태풍으로 배춧값이 크게 오르면서 김치 대란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이젠 부자들만 김치 먹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은 계속 오르지만 품질은 떨어져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배추 10kg 도매가격 평균은 3만 1400원으로 지난달보다 83.4% 가격이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120.6%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배춧값은 많이 뛰었지만 품질은 예년보다 좋지 않다. 롯데마트는 일부 매장의 배추 판매대에 외관상 판매할 수 있는 상품도 속이 갈변했을 수 있다며 갈변 제품을 가져오면 즉시 교환해준다는 안내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문제는 배추가격뿐만 아니다. 김장 재료인 무와 대파 등 김치에 들어가는 속 재료 가격도 치솟고 있다. 무는 20㎏ 기준 3만 2960원으로 지난해 가격(1만 1964원)보다 175% 올랐으며, 건고추·마늘은 8∼15%가량 비싸졌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도 늘고 있다. 이모(61) 씨는 “매년 조금씩이라도 김치를 담가서 먹었는데 올해는 아예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배춧값이 이렇게 비싼데 다른 재료라고 안 비싸겠나. 사 먹는 게 더 쌀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부모님댁에서 김치를 공급해왔던 박모(35) 씨는 “어머니가 벌써 김장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아이들이 커서 그런지 부쩍 김치를 잘 먹는다. 올해는 조금 더 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런 말도 못 꺼내겠다. 김장비용으로 얼마를 더 드려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했다.

하지만 울며겨자먹기로 김장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예산을 종잡을 수 없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급증한 배추 가격에 울상인 자영업자의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A씨는 “매일 배추를 사고 있는데 오늘 가격이 더 올랐다. 손님들은 ‘왜 김치 추가 없앴느냐, 더 달라. 많이 달라’ 계속 요청하는데 저로서는 답이 없다.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장 B씨는 “배춧값 장난 아닙니다. 배추가 A급, B급 따로 파는데 30~40% 가격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안 좋은 재료를 쓰면 금방 티가 나고...메뉴가 칼국수라 배추김치를 안 내놓을 수 없고 답답합니다”라고 했다.

배추 가격이 오르면서 불똥은 포장 김치로까지 튀었다. 이번 달 대형마트 3사의 포장김치 입점량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종가집 김치를 판매하는 김치 1위 업체 대상도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풀무원도 다음 달 김치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6일 오전 전남 해남군 농경지의 배추밭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도복 피해가 났다. 가을 김장배추가 뿌리를 내리기 전 태풍이 지나가면서 해남에서 배추 농경지 8㏊ 면적에서 피해가 났다. (사진=전남 해남군 제공)
다만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는 배춧값이 상대적으로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통상 배추는 2∼3개월 정도 키운 뒤 수확하는 데 9월 들어서는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아 김장철인 11월에는 수확량이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배추 가격 급등에 정부도 본격 김장철인 11월 전까지 배추 가격 안정을 목표로 배추 비축물량 3천 톤을 시장에 즉시 공급하고 배추 수입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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