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트리플보기 후 딴청.."비행기 시간이 언제지?"

  • 등록 2012-07-09 오후 4:14:57

    수정 2012-07-09 오후 4:14:57

최나연(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실수를 잊기 위해 딴청을 부렸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과 자동차 얘기를 했고, 과자도 먹었다.”

최나연(25·SK텔레콤)이 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 골프장 챔피언십 코스(파72·6954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 마지막 날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을 극복한 자신 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이날 최나연은 후배 양희영(23·KB금융그룹)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렀다. 6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나연은 침착한 플레이로 전반을 이븐파로 잘 마쳤다. 양희영이 1타를 줄여 5타 차가 됐지만 여전히 여유 있는 스코어였다.

위기는 후반 시작인 10번홀에서 찾아왔다. 티샷을 해저드로 보낸 최나연은 러프를 전전하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파를 기록한 양희영과의 격차가 순식간에 2타 차까지 좁혀졌다.

최나연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망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LPGA 투어 5승의 베테랑 최나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부러 캐디와 경기가 아닌 전혀 다른 주제의 얘기를 나눴다. 효과가 있었다. 이어진 11번홀에서 최나연은 곧바로 버디로 1타를 만회했고, 타수를 3타 차로 벌렸다.

12번홀에서는 위기와 행운이 동시에 찾아왔다. 세컨 샷이 왼쪽으로 밀려 긴 잡초에 볼이 들어가고 만 것이다. 경기 위원을 부를 정도의 위기였다. 하지만 샷을 감행했고, 천금같은 파를 잡아냈다.

뜻밖의 행운을 잡은 최나연은 “볼이 떨어진 지점을 확인해보니 치기 어려운 곳이었다. 언플레이 볼을 선언하려고 했지만 드롭지점 또한 좋지 않아 무조건 세게 쳐서 탈출하자고 마음먹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5번홀과 16번홀에서는 쐐기를 박는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그리고 17번홀에서 후반 내내 관심을 꺼두었던 스코어 보드를 쳐다봤다. 5타 차 선두. 큰 실수만 조심하면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18번홀에서는 챔피언 퍼트로 아껴뒀던 파 퍼팅이 빗나갔다. 갤러리는 웃었고, 최나연은 미소로 화답했다. 그리고 최나연은 자신의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고, US여자오픈 한국 선수 6승과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14승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소감으로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를 먼저 언급했다. 최나연은 “언니가 18홀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그 곳에 있어준 것 자체로 너무 감사하다. 나에게 장하다고 말해준 것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면서 “14년 전 언니를 보고 꿈을 키웠는데 이곳에 같이 있다는 자체가 감동이고 영광스럽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최나연은 “3라운드 후 많은 응원의 메세지를 받았다. 웨그먼스 대회 때 실격해 팬들에게 미안했는데 보답한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치인 캐빈의 조언도 소개했다. “못 친 것을 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친 것도 잊을 줄 알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는 애정어린 교훈이었다.

최나연은 10일 귀국해 휴식을 취한 후 20일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만사 사바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에 출전한다. 이 대회가 끝나면 유럽으로 건너가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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